민주 "尹, 한동훈·윤재옥 불러 군기잡았나…왜 숨기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창밖을 보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중대재해처벌법 등 민생현안을 두고 2시간 40분이나 대화를 나눴다는 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직격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내세워 청와대를 나온 윤 대통령이 용산을 구중궁궐로 만든 것도 부족해서 밀실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체 2시간 40분 가까운 시간 동안 무슨 얘기를 나눴기에 꽁꽁 숨기려고 하나"라며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용산으로 불러 군기라도 잡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다수 국민께서 우려하고 있고, 국제적 망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의혹'이야말로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엄정하게 원칙을 세워야 할 문제"라며 "윤 대통령의 회동 내용이 해당 의혹과 관련한 국민 걱정 해소도 아니고, 국민이 기다리는 '신년기자회견'도 아니라면 대체 무슨 말을 그렇게 길게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목전으로 다가온 총선 공천 문제라도 상의한 것인가"라며 "국민에게 밝히지 않는 밀담의 내용이 대체 무엇인가"라고 거듭 되물었다.

그러면서 "2시간 40분 간의 말 못할 용산 밀실회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수직적 당정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보여줄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의혹을 외면하지 말고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라. 공정과 상식을 약속했던 윤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주택 문제와 철도 지하화를 비롯한 교통 문제 등 다양한 민생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 최근 잇따르는 정치인 테러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윤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신속히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시간 37분간 이어진 오찬과 차담에는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진도 함께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달 26일 취임한 뒤 윤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오찬에서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오늘은 민생 문제를 많이 이야기했다"고만 답했다. 총선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은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민생 문제, 민생과 관련된 국회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