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멈췄던 일본 달 착륙선 ‘슬림’ 운용 재개

태양전지 발전으로 지상과 교신
달 표면 카메라 촬영 등 탐사 시작

지난 20일 세계 5번째로 달착륙에 성공했으나 태양전지 발전이 되지 않아 착륙 직후 가동을 멈춘 일본의 탐사선 ‘슬림’(SLIM·사진)이 깨어나 활동을 시작했다.

29일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슬림이 전날 밤 지상과의 교신을 통해 재가동하며 탐사를 시작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NHK는 “슬림이 앞으로 달 표면을 특수한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달의 기원을 탐색하는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JAXA는 슬림이 촬영한 ‘토이 푸들’ 암석의 화상을 공개했다.

NHK는 “JAXA는 관측 대상인 암석의 상대적 크기를 이미지화하기 쉽도록 개 종류에 빗대어 (일본 견종인) 아키타견, 세인트버나드 등 애칭을 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슬림은 지난 20일 미리 정한 지점에서 100m 이내 정밀한 지점에 내리는 ‘핀포인트 착륙’에는 성공했으나 기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태양전지 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2시간30분 만에 멈췄다. JAXA는 태양광이 태양전지와 닿게 될 경우 발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배터리 잔량이 10%가량 남은 상태에서 전원을 껐다. 이 때문에 세계 최초 핀포인트 착륙 성공 등의 성과를 얻고도 “아슬아슬한 합격 60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하며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슬림은 ‘달 탐사를 위한 똑똑한 착륙선’이란 뜻의 영어 Smart Lander for Investigating Moon의 첫 글자만 따 만든 이름이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