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금지 해제' 황의조 영국행…EPL 데뷔 재도전

김건일 기자 2024. 1. 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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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 중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29일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8일 만료된 황의조의 출국 금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기자간회에서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5일 황의조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관련자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 자료를 분석해 조만간 결론을 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법무부에 요청,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에게 지난 16일 출국 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동하는 황의조가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과 관련해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출국을 막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의조 측은 17일 “과잉 수사로 소속팀에서 무단으로 이탈하게 됐다”며 수사관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출국 금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황의조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의조를 향한 폭로 영상이 유출됐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했던 A씨가 SNS를 통해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가스라이팅을 했다"라며 황의조와 여성들이 찍힌 동영상, 사진을 공유했다.

영상과 사진은 인터넷상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황의조는자신의 휴대폰이 그리스에서 과거 도난 당했으며, 해당 영상은 전 연인들과 합의하에 촬영됐다고 주장하면서 A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 유출 피해자 B씨에게도 함께 A씨를 고소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소했다. 그리고 A씨는 황의조의 형수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A씨는 영상을 유포할 당시 황의조에게 "(영상이)풀리면 재밌을 것", "기대하라"며 촬영물 유포 협박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더불어 A씨는 피해 여성들에게도 외국인인 척 가장, 불법 영상 캡처 사진과 함께 협박 메시지를 보낸 추가 혐의가 드러났다.

▲ 황의조는 노리치시티 유니폼을 벗게 됐다. ⓒ노리치시티

한편 경찰은 SNS상에 유포된 영상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불법 촬영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황의조에게 관련 사안을 묻기로 했다.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스쿼드에 뽑혔던 황의조는 지난 17일 직접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관련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겼던 것이다. 과거 황의조와 교체했던 여성의 모습이 담겼으나 분명한 건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지도, 유출한 사실도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지인들과 나눴던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고 있다.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시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과거 연인에 대해서도 황의조는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해 뒀다.

황의조 입장에 피해자 여성 측이 반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싫다는 의사를 밝혔고 촬영 직후 삭제를 요청했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의조가 6월 말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다.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유포자를 고소해달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당황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는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의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라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황의조의 행선지는 노리치시티가 아닌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다. 지난 10일 노리치시티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와 임대 계약을 종료했다. 그는 9월에 합류해서 지금까지 18경기 3골을 넣었다"고 밝혔다.

왜 임대 기간 도중에 계약이 종료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이로써 황의조는 원 소속 팀인 노리치 시티로 돌아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갔다.

▲ ⓒ곽혜미 기자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에서 입지를 키워가는 상황이었다. 버밍엄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1도움을 적립하며 경쟁력을 보였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17라운드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왓포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노리치 시티 와그너 감독 신뢰까지 받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기력을 입증했다. 와그너 감독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전 득점 이후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 황의조는 이런 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70분 동안 증명했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사생활 문제까지 겹치면서 노리치시티에서도 자리를 잃게 됐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생존 경쟁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황의조는 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8월 지로댕 보르도(프랑스)를 떠나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했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황의조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것에 따른 수익금을 배분받기도 했다. 황의조가 노팅엄 포레스트에선 한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월드컵 대회로부터 2년 안에 선수가 몸 담았던 구단까지 지급 대상이라는 규정에 따라 노팅엄 포레스트도 보상금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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