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연기' 김현겸 "애국가 울릴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
[강릉=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사상 최초 동계청소년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김현겸(한광고)이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현겸은 29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7.29점, 예술점수(PCS) 70.16점을 합해 147.45점을 받았다.
지난 27일 쇼트프로그램(69.28점)과 합해 총점 216.73점을 받은 김현겸은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김현겸이 처음이다.
여자 싱글까지 따지면 2020년 로잔 대회 유영의 금메달에 이어 한국 선수의 역대 두 번째 메달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였던 김현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없는 연기를 선보이면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
경기를 마치고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김현겸은 "처음부터 메달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는데 따고 나니 너무 좋고, 감격스럽다. 메달을 신경쓰기보다 클린 연기를 목표로 했는데 금메달을 따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국제대회에서 제 손으로 애국가를 울릴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애국가가 울릴 때 정말 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현겸에게는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쏟아졌다. 김현겸이 점프를 뛴 후 착지할 때마다 관중석에서 커다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2006년생으로 아직 만 18세인 김현겸에게는 부담이 됐을 수도 있지만, 프리스케이팅의 성패가 달린 첫 연기 과제 쿼드러플 토루프를 실수없이 뛰었다. 기본점수 9.50점에 수행점수(GOE) 0.41점을 챙겼다.
김현겸은 "이렇게 큰 환호를 처음 받아봐서 쇼트프로그램을 할 때 긴장이 많이 됐다. 아직도 긴장이 풀린 상태는 아니다"며 "그래도 적응이 돼서 오늘은 응원처럼 느껴지고, 힘이 됐다"고 응원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현겸의 롤모델은 차준환이다. "(차)준환이 형이 하는 점프와 제가 하는 점프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준환이 형처럼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준환이 형은 마인드 측면에서 배울 것이 많은 선수다. 본받아서 열심히 하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개최한다. 김현겸이 금메달을 딴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한국 피겨 남자 싱글 간판인 차준환(고려대)이 연기를 펼쳤던 곳이다.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차준환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위에 올랐다.
김현겸에게는 이런 장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더욱 뜻깊을 수 밖에 없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차준환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는 김현겸은 "(차)준환이 형이 평창 올림픽을 했던 장소에서 금메달을 따 뜻깊다. 워낙 준환이 형을 좋아해 부담도 됐지만, 잘 끝내서 기쁘다"고 했다.
그는 "준환이 형이 웜업이 끝나면 관중석을 한 번 둘러보며 마인드컨트롤을 하라고 조언해줬다. 준환이 형이 평창 동계올림픽 때 얼마나 큰 부담을 가지고 했을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김현겸과 함께 한광고에 재학 중인 주재희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주재희는 대회 첫날인 2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둘은 함께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바람을 이뤘다.
김현겸은 "결심한대로 돼서 뿌듯하다. 쇼트프로그램 전날 (주)재희에게서 연락이 왔다. 좋은 기운을 받았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함께 나가면 좋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미래 올림피언이 될 꿈나무들에게 올림픽 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청소년올림픽의 취지 중 하나다.
김현겸은 "아직 경험이 적은 나에게 이번 대회는 큰 도움이 됐다. 피겨 선수에게 가장 큰 대회엔 올림픽을 향한 꿈이 더 커졌다"며 "큰 대회 경험을 많이 쌓고, 몇 가지 루틴을 만들어서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고 싶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통하도록 4회전 점프, 스핀, 스케이팅 등 기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현겸은 대회 마지막 날인 2월 1일 열리는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면 2관왕에 등극하게 된다. 아직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한국 선수는 없다.
그는 "단체전은 부담을 가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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