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은 줄고 분양가는 오르고" 청약수요자 고민 커지나
원재가가격·인건비 상승 등 여파
시공사, 지자체·조합간 갈등 심해
고분양가 여파로 미계약분 증가
작년 통계 작성 이래 아파트 착공실적이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대형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대출에 따른 워크아웃 등의 여파가 도미노 작용을 일으키며 더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고 시세수준 혹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로 책정된 신규 분양에 청약하기에는 부담이라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통계(착공)에 따르면, 작년(1~11월) 전국 아파트 착공실적은 13만3585세대로 전년 동기간(27만8566세대) 대비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아파트 착공실적은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작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실적은 6만6212세대로 전년 동기간(12만9286세대)대비 48% 감소한 반면, 지방은 2022년 14만9280세대에서 2023년에는 6만7373세대로 54%나 감소했다. 수도권과 지방 역시 아파트 착공실적이 6만여세대로 떨어진 것 역시 2011년 이후 최초다.
아파트 착공실적 감소는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가 시공사는 물론 지자체, 조합 등 간의 갈등을 불러오면서 사업 지체로 나타났고, 결국 착공이 미뤄지면서 착공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 최근에는 공사비 분쟁으로 기존에 선정된 시공사를 해임 후 다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부산진구 촉진2-1구역)하거나 아예 공사 진행이 멈추는(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등의 사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여파 때문인지 미분양 물량은 조금씩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상 작년 1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 세대수는 7만5359세대였으나, 같은해 6월에는 6만6388세대로 1월 대비 12% 감소했고, 이어 11월에는 5만7925세대로 6월 대비 13%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최근에는 고분양가 여파로 주인을 찾지 못한 미계약분이 꾸준히 나오는 모양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 3개 단지 중 1·2단지는 다 팔렸지만 3단지는 무순위청약 진행에도 미분양상태로 남았다. 지난해 이문·휘경뉴타운에서 분양에 나선 3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 중 지하철역에 가장 인접해 기대감을 모았지만, 너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며 결국 유일하게 완판에 실패한 단지로 남았다.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일반분양 전체 121가구 중 54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가 최근 무순위 청약 2차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공공분양임에도 바로 옆 신축단지 시세 수준인 전용면적 59㎡ 기준 9억2000만원대, 전용 84㎡ 기준 11억5000만~6000만원 대로 책정되면서 시장외면을 받은 셈이다.
고분양가로 공급된터라 할인분양에도 시장이 외면하자 준공후 미분양, 즉 '악성미분양'으로 남은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는 결국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미분양 121세대가 한꺼번에 공매시장에 풀리게 됐다.
역시 문제는 분양가다. 역설적으로 아직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는 강남3구에서 조만간 분양에 나설 물량이 되려 시세보다 저렴해 수요가 적지 않게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신반포4지구 재건축 사업인 '메이플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6705만원으로 강남 3구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이지만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이라 '시세차익' 기대감이 청약성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향후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세 수준 혹은 시세를 뛰어넘는 고분양가 물량은 아무래도 쉽게 완판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부동산 시장 하락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아 일명 '안전마진'으로 불리는 시세차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기 완판은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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