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는 지금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변신 중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1. 29. 18: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2025년 8조원대 전망
대림·GS건설·한화·SK에코플랜트 등 단순시공 넘어
투자·개발·운영 등 직접 사업 참여…새 먹을거리 낙점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대림의 첫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인 서울 가산동 데이터센터 조감도. 대림 제공

국내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성장하고 있다. 주택산업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새 성장동력으로 데이터센터를 일찌감치 낙점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것이다. 특히 단순 시공이 아닌 개발, 운영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기업의 방대한 정보저장을 위한 서버, 네트워크 회선 등을 제공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24시간 가동되는 시설이다. 서버 설비의 최적운영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항온항습기와 여러 전산설비가 핵심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202곳에 달한다.

㈜대림은 최근 서울 가산동 데이터센터 신축공사에 들어갔다. ㈜대림은 2021년 호주 ‘DCI 데이터 센터’(이하 DCI)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사업은 가산동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2025년 준공과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사업 파트너인 DCI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다. 데이터센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가산 데이터센터 운영도 담당한다. 현재 DCI는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다양한 개발 단계에 있는 13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대림은 이번 사업을 초석으로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 확장한다. ㈜대림은 국내외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한국 진출이 확장되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림 관계자는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장기적인 임대차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거·오피스·리테일·물류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 축적해온 폭넓은 경험을 살려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안양 호계동에서 열린 ‘에포크 안양 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허윤홍 GS건설 대표(왼쪽 6번째)와 관계자들이 준공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지난 24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선 ‘에포크 안양 센터’는 GS건설이 10번째 지은 데이터센터다.

10년전부터 데이터센터를 시공해온 GS건설은 이로써 네이버 데이터센터, 하나금융그룹 IDC등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연면적으로는 약 40만㎡에 달해 건설사 데이터센터 최다 준공 실적이다.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시장성에 관심을 갖고 기존의 다수 시공실적을 바탕으로 투자, 임대, 운영에 이르는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을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성장시켜왔다. 회사는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시공을 넘어 투자와 개발,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디벨로퍼로서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의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같은해 설립한 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이 본 사업의 기획, 투자 운용 및 사업 관리도 맡았다.

‘에포크 안양 센터’는 약 3㎞ 떨어진 두 개의 변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하나의 변전소가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곳에서 전력을 수급 받을 수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와 데이터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평 데이터센터(SEL2) 1차 사업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도 데이터센터 시공을 넘어 개발, 운영사업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싱가포르기업 디지털엣지와 손잡고 인천 부평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직접 부지 매입부터 설계와 시공까지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영역을 확장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2020년 데이터센터사업 관련 전담조직 스마트데이터센터팀을 신설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먹거리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스마트데이터센터는 현재 캠퍼스, 모듈러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센터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넷제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등 환경 변화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하고 연료전지 등을 적극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그린데이터센터 사업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은 청천동 국가산업단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인 120MW 하이퍼스케일급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화시스템 ICT부문 죽전 데이터센터 및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 한화 건설부문 제공

한화 건설부문도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2년 7월 경남 창원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LG CNS, 안다자산운용과 함께 창원 IDC 클러스트 건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창원 IDC는 연면적 4만4000㎡ 규모로 서버 10만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프로젝트다. 민간자본 약 4000억원을 지원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설계 단계부터 발주처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최적의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한화 건설부문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리모델링공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 단계부터 사업을 주도하는 디벨로퍼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수주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최근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증가 중인 데이터센터가 지속가능경영의 모멘텀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SK 브로드밴드, LG 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 국내 3사가 약 30곳의 데이터 센터를 자체 운영 중이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포털 사업자도 데이터 센터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규모는 8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1년 약 5조 원에서 2025년 8조 원까지 커져 한 해 평균 15.9%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순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지분투자, 운영 등 디벨로퍼로서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