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쟁 결심론’… 韓·美 전문가들 논쟁

홍주형 2024. 1. 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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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핵 전문가 집단 일각에서 연말연초 북한의 잇단 도발과 거친 대남 위협 언사를 두고 '전쟁 결심론'이 언급된 가운데 미국과 국내 전문가 집단에선 이에 대한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문제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줄어든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전쟁 결심론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 것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대남 전쟁 위협 등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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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남 위협에 美 전문가 언급
美 전 NSC 국장은 “징후 안보여”
국내 교수 “北 원하는 것 대변 우려”

미국 북핵 전문가 집단 일각에서 연말연초 북한의 잇단 도발과 거친 대남 위협 언사를 두고 ‘전쟁 결심론’이 언급된 가운데 미국과 국내 전문가 집단에선 이에 대한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도발이 계속되면서 이를 둘러싼 국내외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국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대담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게 됐다는 점에서 칼린 연구원과 헤커 박사가 북핵 문제를 다룬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런 발언들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핵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가 이달 초 ‘38노스’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김정은이 1950년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랬듯이 전쟁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사일러 전 국장은 “북한군 태세 자체에 특이사항은 없다”며 “전쟁이 임박했다는 징후도 없다”고 두 사람의 견해를 반박했다.
SLCM 시험발사 참관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28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노란 동그라미 안)를 참관하고 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된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핵잠수함 건조 현장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역시 “북한에서 나오는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언사는 5년 전, 20년 전, 25년 전과 다른 게 없다”며 “모든 대책은 세울 필요가 있지만 두 번째 6·25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문제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줄어든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전쟁 결심론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 것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대남 전쟁 위협 등과 관련이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종의 관심 끌기를 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통화에서 “미국 내에서 핵전쟁을 경고하는 그룹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것을 대변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이 그룹의 대북 접근은 현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통신은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된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 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주체적 해군 무력의 급속한 발전상”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시였다”고도 했다. 핵잠수함 건조는 북한의 국방력 강화 5대 과업 가운데 아직 숙제로 남아 있는 분야다.

이에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은 북한을 겨냥해 “도발과 고립의 길을 중단하고 주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주형·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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