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경찰·소방관 지망 여성, 군복무해야”

“공시 때 남녀 불문 군필로 공채”
개혁신당, 병역 관련 공약 발표
“위헌소지… 현실성 떨어져” 지적

개혁신당은 29일 여성이 경찰, 소방 등의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려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 즉 한쪽 성별만 부담했던 병역을 나머지 절반이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며 “개혁신당은 신속한 입법과 생활관 개선 사업 등의 준비 과정을 통해 빠르면 2030년부터 공개채용을 통해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을 포함하는 국방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수급의 어려움, 높은 공무원 임용 경쟁률을 정책 도입의 이유로 들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연간 1만∼2만여명의 병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체적인 이유 등으로 병역을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는 예외로 두고, 여성이 병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여성 희망 복무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위헌 소지가 있고, 여성 지원병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통화에서 “공무담임권 침해 여지가 있어서 이 법률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무담임권은 헌법 25조가 보장하는 참정권의 일종으로, 국민에게 공무원 임용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마치 여성들이 자격에 미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 진출해 있으니 바로잡겠다는 잘못된 선거용 시그널”이라고 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