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자동차 팔아 번 돈, 서비스 적자가 갉아먹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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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감소세가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한국의 국제수지 서비스 수출액은 300억11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했다.
서비스 수출 4분기 연속 감소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것으로 우리나라 외에는 팔레스타인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뿐이다.
2027년까지 서비스 수출 2000억달러, 세계 10위의 목표를 제시해 놓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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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발전법은 시민단체 등이 발목
서비스수지는 상품수지, 소득수지와 함께 경상수지의 구성요소로 운수, 여행, 특허권 등 사용료, 통신·보험·사업 서비스 등 8개 항목을 포함한다. 서비스 수출 4분기 연속 감소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것으로 우리나라 외에는 팔레스타인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뿐이다.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는 27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259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수지는 226억달러 적자를 봤다. 반도체나 자동차를 열심히 만들어 팔아 외화를 벌어봤자 서비스수지로 거의 다 까먹는다는 말이다. 서비스수지 적자 원인의 절반은 여행수지로, 112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두 번째 요인은 85억8000만달러 적자를 낸 전문·경영컨설팅 서비스, 연구개발 서비스다. 운송서비스도 10억4000만달러 적자다.
억눌려 있던 여행욕구가 폭발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나가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들어오는 사람은 종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단됐던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5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유커들은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고 있다.
외국인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조차 국내관광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볼만한 관광자원 부족과 바가지 상술이 그것이다.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 관광업은 종합 15위를 기록했지만, 가격에서는 80위에 그쳤다. 우리 국민도 돈이 많이 드는 제주도나 강원도를 선뜻 찾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보고, 쉬고, 먹고, 자는 시설과 여건이 앞서면서 가격도 저렴하니 일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산업은 고용증대와 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을 앞선다. 수출은 물론 내수를 위해서도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관광, 경영컨설팅, 항만, 공항, 영화 등 문화콘텐츠, 정보기술, 보건의료 산업을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선진대국으로 들어설 수 있다. 힘들게 유형의 제품을 만들지 않고 서비스산업만으로도 잘사는 선진국이 많다. 현재 한국의 서비스 수출 규모는 세계 15위 정도로 상품 수출(6위)에 비해 위상이 낮은 편이다. 전체 수출 중 서비스 비중은 주요 7개국(G7)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K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관광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를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관광 활성화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서비스 수출 2000억달러, 세계 10위의 목표를 제시해 놓고 있기도 하다. 달성하지도 못할 일을 말로만 떠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국의 자연자원은 외국에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인프라다. 대규모 리조트, 전통문화 명소를 개발하고 해외에 널리 알려 외국인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의료와 교육 분야를 포함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국회의 소극적 태도에 발이 묶인 것도 이런 현실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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