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미디어아트, 핵심 관광자원 되려면[이창근의 트래블&아트]
고궁의 밤, 디지털 산책으로 경험
유산의 고유 가치·특성 잘 담아내야
전 세계 한류 팬이 K-컬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 원천은 우리의 헤리티지입니다. 지역의 문화자원을 잘 가꾸면 다시 찾고 싶은 관광명소가 됩니다. 융합을 통해 지역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이 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유산과 관광산업, K-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
[이창근 헤리티지랩 소장·예술경영학박사] 올해부터 궁궐에서 야간 미디어아트를 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최근 언론 발표에서 기존의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덕수궁 밤의 석조전과 함께 창경궁 야간탐방 프로그램을 신설해 궁궐 활용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콘텐츠로 창경궁에서 미디어아트 ‘물빛연화’가 펼쳐진다.
‘2024 봄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정식으로 선보일 미디어아트 ‘물빛연화’는 첨단영상과 궁궐의 자연경관이 융합한 콘텐츠다. 창경궁 홍화문 정문에서부터 구간별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해 궁중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가족 대상 야간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문화유산 활용 미디어아트는 문화재청이 2013년부터 서울의 ‘궁궐 특화프로그램 운영’ 사업의 하나로 이미 진행한 바 있다. 연간 상설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개최된 ‘2023 봄·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 창경궁 후원 권역에서 올해부터 본격 운영할 미디어아트 중 ‘춘당의 시간-이어지고’ 작품을 미리 선보여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16년 당시 덕수궁 석조전 미디어파사드는 분수대 앞에 객석을 설치해 시민들이 아트쇼를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야외극장으로 조성했는데, 연일 만석은 물론 주변까지 가득 메울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유산을 새롭게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재 가치 인식의 제고는 물론 유산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개발 방법의 표준을 세웠다. 궁궐 활용 사업과 함께 문화재청이 막 시작한 문화재 야행 공모사업에서 기획안을 준비하는 지자체의 벤치마킹 우수 사례로 전국 공무원들의 견학 코스가 되기도 했다.
이제 중요한 건 손님을 맞이할 준비다. 유산의 본질과 궁궐의 품격을 유지하며, 공간 특성과 경관적 환경을 최적화한 관람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는 일반 미디어아트와 달리 대상 유산의 고유한 가치와 특성, 장소성에 동시대성을 담은 예술작품으로 누리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궁극적으로는 한 편의 공연물로서 아트쇼, 비엔날레 같은 작품전, 낭만적 디지털 야행으로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중의 공감을 압도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디지털 워킹 투어이자 신기술 융합콘텐츠가 될 수 있다.
최근 20·30세대에게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인스타그램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하며 도시·지역 공간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미디어아트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즈넉한 고궁의 밤을 디지털 산책으로 경험할 수 있는 궁궐 미디어아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필자 소개
예술경영학박사(Ph.D.). ICT 칼럼니스트이자 Media-Art 디렉터로 헤리티지랩 소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 이사,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이사를 겸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좋은빛위원, 충남문화재단 이사, 세종특별자치시 경관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천광역시 공공디자인위원, 천안시 도시계획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정회원(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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