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실PF 정리 속도전…돈 빌려준 2금융권 긴장

남지현 기자 2024. 1. 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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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2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동산 피에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금융권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가 당국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해진 탓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5일에도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 주요 회사 부동산 PF 대출 담당 임원을 불러들여 피에프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고 지난해 결산에 추가 충당금 적립을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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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2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동산 피에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금융권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가 당국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해진 탓이다.

2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기적으로도 체제상으로도 원칙 있게 피에프를 정리하면 질서 있는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원칙에 따른 부동산 피에프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5일에도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 주요 회사 부동산 PF 대출 담당 임원을 불러들여 피에프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고 지난해 결산에 추가 충당금 적립을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23일 이 원장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피에프 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을 최대 100%까지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하게 매각·정리하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분류나 충당금 적립이 적절한지 면밀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회사는 감독규정에 의해 피에프 대출에 대해서는 일반 대출보다 높은 비율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이 같은 법적 최소 요건보다도 더 보수적으로 부실 위험을 평가해 선제적으로 손실흡수율을 강화하라는 게 당국의 주문이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주문을 부실한 부동산 피에프 채권을 서둘러 정리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만기 연장으로 부실 채권을 덮으려 하지 말고 충당금을 쌓든가 부실 채권을 정리하든가,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라며 “이제는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이 당국 방침에 따라 이익잉여금과 유보금 등을 활용해 추가 충당금 적립에 나서면 향후 일정 기간 수익성 악화도 감수해야 한다. 충당금은 빌려준 돈이 떼일 것을 대비해 쌓아놓는 돈이다. 충당금이 늘수록 총자산 수익률이나 총자본 수익률은 하락한다. 그만큼 묶이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캐피탈사는 중·후순위 대출이 대다수인 탓에 은행 등에 견줘 상황이 더 복잡하다. 부실채권 정리가 본격화해도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경공매에서 회수율이 떨어지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피에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금융권은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신규 발행된 캐피탈채는 4조2185억원으로, 이달 중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5조149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적다. 애큐온·엠케피탈·오케이캐피탈 등 중소 캐피탈사들을 중심으로 채권을 차환하지 않고 순상환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들 업체는 최근 부동산 피에프 부실에 대한 우려로 채권 발행 금리가 올라 조달 비용이 상승하자 보유 자산을 팔거나 계열사로부터 현금 지원을 받아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앞으로 피에프 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실을 메우려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계열사 지원에 기대는 캐피탈사들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나이스 평가정보가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피에프 대출이 포함된 부동산업 대출의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1년 12월 1.21%에서 지난해 12월 말 3.29%까지 치솟았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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