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엘리트 체육 정책,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울수도"

유동주 기자 2024. 1. 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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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임원진을 만나 대학스포츠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문체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임원진을 만나 대학스포츠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협의회 측은 현재 대학 스포츠가 선수부족과 예산 부족 등으로 큰 어려움을 빠져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초중고에 대한 예산 확대 대비 제한된 고등교육 예산정책으로 대학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동부 등에 할당된 예산 규모가 적어 교육부의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 간 협의를 통한 대학 스포츠 예산 증대를 위해 문체부가 나서줄 것도 요청했다.

박상규 KUSF 부회장(중앙대 총장)은 "대학이 교비나 발전기금 등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운동부를 운영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대학의 운동부 운영이 꼭 필요하다는 명분 제공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박 부회장은 "갈수록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가는 운동부와 체육시설에 대한 교내 예산을 쓰는 것에 대해 압박이 커지고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태 부회장(상명대 총장)은 "대학스포츠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운동부 뿐만 아니라 일반 대학생들도 대학스포츠를 즐기고 대학 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회장은 "현재 대학 스포츠 시설은 중고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이 대학 교양수업 등에서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승 이사(가톨릭관동대 총장)도 같은 취지에서 "대학 내 체육시설은 주민들에게 개방돼 생활체육 시설로도 쓰이는데 개보수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진 부회장(명지대 총장)은 현안들을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협의회의 법인격 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협의회 측 현장 의견을 청취한 유 장관은 "처음부터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하는 것 같다"며 "오늘 말씀 하신 것들은 잘 맞춰 보겠다. 크게봐서 운동부 지원, 체육시설 개보수, 예산증대 등 요청한 과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대학 체육의 예산 배정 소외였다. 기재부와 교육부가 초·중·고 교육에서의 체육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대학은 열외가 되고 있단 것이다. 교육청 중심 교육 예산 책정으로 교육청 관리 영역이 아닌 대학은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단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문체부 반다비 체육센터 사업 등 지역에 새로 짓고 있는 시설들이 대학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지도 살펴보겠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대학 체육을 위해 새로운 시설을 만들기는 어렵고 시설 보수를 연차적으로 하는 것을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선수 부족 문제에 대해선 "엘리트 선수들의 수업 문제 등도 서로 주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혼재돼 있어 체육 정책자체가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영재고를 만들어 문체부 소속으로 해서 제대로 운동을 해서 대표 선수로 키우는 것도 생각했다"며 "현재 체고들도 도별로 하나씩 있지만 야구·축구·배구·농구 등 구기는 따로 과외를 받는 형편이고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실기중심으로 30년 다 돼 가면서 이제는 다른 곳과 차이가 많이 날 정도로 특화된 교육을 해서 성과를 내게 된 건데 체육에서도 엘리트 선수 수급을 어떻게 잘 할지에 대해 짚어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엘리트 체육에 대한 정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근거와 제안을 대학 측에서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2010년 설립된 대학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는 총 135개 대학이 참가하고 있다. 대학스포츠 운영 규정 등 관련 규칙을 제정하고 준수 여부를 감독하며 학생선수 학사관리, 대학운동부의 평가 및 지원, 대학리그 운영 등 대학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개막일인 19일 강원도 강릉 페스티벌 사이트를 방문해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01.19. *재판매 및 DB 금지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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