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6강전' 앞둔 클린스만호,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사우디와 격돌...믿을 건 'SON' 아닌 'LEE 듀오'? [2023아시안컵]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이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에서 가장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 선수들이 한국 대표팀에 두 명이나 있다. 바로 이강인(PSG)과 이재성(마인츠 05)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울버햄튼 원더러스 황희찬, 파리 생제르망 이강인 등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최종명단에 승선하며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다.
상대적으로 조편성도 무난했다. 피파랭킹 86위 바레인, 87위 요르단, 130위 말레이시아와 E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상 피파랭킹 23위인 한국 대표팀이 무난하게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발도 괜찮았다. 지난 15일 열린 바레인과 E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전반 38분 황인범의 선취골로 먼저 앞서갔고, 후반 6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이강인이 두 골을 몰아치며 3-1로 승리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승점 3점을 따내며 순항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를 4-0으로 제압한 요르단과 2차전에서 발목을 잡혔다. 전반 9분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자신이 직접 차 넣으며 앞서갔지만, 전반전 종료 직전 두 골을 먹히며 역전당했다. 다행히 후반전 추가시간에 터진 자책골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른 조의 상황도 이상하게 흘러갔다.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과 D조에 속한 일본이 이라크와 경기에서 1-2로 패배하며 조 2위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대표팀이 E조 1위가 될 경우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과 16강에서 맞붙게 됐다. 8강 상대는 이란이 유력했다.
그렇다고 조 2위로 올라가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E조 2위를 차지할 경우 F조 1위가 유력한 사우디와 16강에서 만나는 형식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8강에 진출해도 호주와 만날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조 1위를 차지해 일본을 만나겠다는 계획이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고, 후반전에는 황희찬까지 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한국은 정우영의 선취골로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지만, 후반전 20분이 되기도 전에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전 막바지에 이강인의 프리킥과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재역전했지만, 종료 직전 극장골을 얻어맞았다.
결국 한국 대표팀은 1승 2무를 기록하며 조 2위를 차지했다. 같은 시간에 열린 바레인과 요르단의 경기에서는 바레인이 1-0으로 신승을 거두며 2승 1패 조 1위에 올랐다. 요르단은 조 3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사우디가 F조 1위로 진출해 한국과 16강전을 치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은 사우디를 상대로 아시안컵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4번 만나 3무 1패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경기는 2007 조별리그에서 1-1 무승부로 끝났다. 토너먼트에서는 1988년(승부차기-기록상 무승부)과 2000년에 모두 패했다.
다행인 점은 한국 대표팀은 최근 4번의 아시안컵 대회에서 1골만 내주며 토너먼트 첫 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마지막 패배는 2004년 8강에서 이란에 패한 것이다. 또한, 한국의 패스성공률은 조별예선에서 88.2%로 1위에 올랐다. 패스 횟수도 2099회로 1위다.
그리고 두 명의 에이스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이강인과 이재성이다. AFC 공식 홈페이지는 한국과 사우디의 16강전을 앞두고 "한국의 듀오 이강인과 이재성보다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한 선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강인 9회, 이재성은 8회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했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16경기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는 선취골을 기록하며 우승과 MVP까지 손에 넣었다. 킬리안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성은 어느덧 유럽에서만 7년째 뛰고 있다. 2021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로 이적해 뛰고 있다. 지난 시즌 36경기 7골 4도움으로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올 시즌에도 16경기 2골로 마인츠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이강인과 이재성의 활약은 아시안컵에서도 돋보인다. 가장 많은 찬스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강인은 벌써 3골로 득점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이재성 역시 한 경기당 키패스 2.7개를 해내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건 당연히 손흥민과 김민재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이 더 높은 곳에 진출하기 위해선 이강인과 이재성의 활약도 중요하다. 이강인과 이재성 두 명의 'LEE 듀오'가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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