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국민 엄마' 김미경, 오토바이 타고 드럼 치는 이유
가만히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이내 코끝이 찡해지는 단어, 바로 '엄마'다.
드라마 속에도 엄마가 존재한다. 배우 김미경 씨는 고두심, 김혜자 씨를 잇는 '국민 엄마'로 불린다. YTN은 극 중에서 무려 70명의 자식을 뒀다는 김미경 씨와 만나 배우, 그리고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 전해 들었다.
'국민 엄마' 수식어에 대해 그는 "민망하다"며 손사래 쳤다. 이어 "워커홀릭이다. 연기할 땐 계산도 없고 욕심도 없다. 같은 엄마가 아니라 늘 새로운 엄마이지 않나. 정한 기준에 반하지 않으면 들어오는 일을 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의 나이 41살인 2004년 '햇빛 쏟아지다'에서 처음으로 엄마를 맡았다. 아들로 나온 배우 류승범 씨의 나이는 당시 27살이었다. 김미경 씨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렇게 큰 아들을 두기엔 좀 안 어울리지 않나 싶었는데 감독님이 '분장하면 된다'길래 일단 해본 거였다. '배우가 어떻게 제 나이 역할만 맡을 수 있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고민은 기우였다. 이후 엄마 역할이 물밀듯이 들어온 것이다. 김미경 씨는 "그때부터 쭉 엄마로 살았다. 다양한 캐릭터에 욕심은 있었지만, 딱히 엄마를 거절은 안 했다. 이야기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역할이라면 얼마든지 '오케이'였다"고 했다.
최근 종영한 JTBC '웰컴투 삼달리' 속에서는 세 자매를 둔 해녀,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는 자살한 아들의 엄마를 열연했다. JTBC '닥터 차정숙'에서는 경력 단절된 딸을 응원하는 엄마,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우울증 걸린 딸을 안타까워하는 엄마, tvN '또 오해영'에서는 연애로 상처받은 딸을 안아주는 엄마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두 김미경 씨의 인생이 녹아 들어있는 엄마였다.
"저희 어머니가 올해 96살인데, 아버지가 저 10살에 돌아가신 후 네 자매를 혼자 키우셨어요. 그런데 저희가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거나 외롭지 않게 키워주셨거든요. 덕분에 저도 자식을 그렇게 키웠고, 엄마를 연기할 때 그런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요. 엄마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상황이 극단적일 때가 있어요. 연기는 그저 하는 척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몰입하다 보면, 감정 추스르는 시간이 오래 걸릴 때도 있어요. 특히 '이재 곧'에서 죽은 아들을 보는 장면은 찍고 나서도 감정이 잘 사그라지지 않더라고요."
그런 김미경 씨를 끌고 가는 힘은 '비우기'다. 그는 "작품이 끝나면 내면을 비우려고 노력한다. 40년 전 연극할 때부터 쓰는 방법인데, 공연이 끝나면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저만의 무언가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더라. 그림도 그리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따고 오토바이도 타고 드럼도 친다. 쌓인 감정을 혼자서 푸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연기자의 길을 걷기 전에는 운동선수가 꿈이었다는 김미경 씨는 "어머니가 운동하는 걸 반대해 못 했는데, 이제 하나씩 하며 산다"고 말했다.
"엄마는 눈물이 핑 도는 존재 같아요. 한번은 제 SNS에 '저도 한번 안겨보고 싶다'는 메시지가 왔어요. 마음이 참 아팠고 정말로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진심이 닿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국민 배우' 반열에 오른 김미경 씨가 더 표현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악역도 해보고 싶다. '나쁜 엄마'도 좋고 극단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도 좋다. 다양하게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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