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감정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 나왔다

UNIST, 착용형 인간 감정인식 기술 개발
얼굴 근육·성대 진동 감지해 감정 알아내
‘디지털 컨시어지’ 구현해 서비스 제공

김지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실시간 감정을 인식하는 ‘착용형 인간 감정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얼굴 근육의 변형과 음성을 동시에 감지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감정 정보로 바꿨다./UNIST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감정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얼굴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로 제작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지윤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시간으로 감정을 인식하는 ‘착용형 인간 감정인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얼굴 근육의 변형과 음성을 동시에 감지해 멀티모달(Multi Modal) 데이터를 무선으로 보내고 인공지능(AI)으로 감정 정보를 얻었다. 멀티모달은 시각이나 청각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개념을 말한다.

연구팀은 언제 어디서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도록 착용형 기기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두 물체가 마찰한 후 분리될 때 각각 양과 음의 전하로 분리되는 ‘마찰 대전’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 자가발전을 할 수 있어 데이터를 인식할 때 외부전원이나 복잡한 측정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기기에는 말랑한 고체를 유지하는 반경화 기법이 적용됐다. 이 기법으로 높은 투명도를 가진 전도체를 제작해 마찰 대전 소자의 전극으로 활용했다.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는 개인 맞춤형 마스크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얼굴 근육 변화와 성대 진동을 감지하고 데이터들을 감정 정보로 통합한다. 연구팀은 얻은 정보를 이용해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컨시어지(Digital Concierge)’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된 시스템은 적은 학습만으로 높은 감정 인식도를 보였다. 또 멀티모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뿐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하는 ‘전이 학습’도 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상황별 개인의 감정을 파악해 음악이나 영화, 책을 추천하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UNIST 신소재공학과 김지윤 교수(왼쪽)와 제1 저자인 이진표 연구원./UNIST

김지윤 교수는 “사람과 기계가 높은 수준의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해 복잡하고 통합적인 정보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연구는 차세대 착용형 시스템을 활용해 사람이 가진 아주 복잡한 형태의 정보인 감정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재료연구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달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4673-2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