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 | “소 상공인 전문 누적 대출 1000억 돌파…새해 해외로도 나간다”

김태호 조선비즈 기자 2024. 1.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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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연세대 독어독문학, 공인회계사, 세무사, 전 디아지오코리아 북아시아 FP&R, 전 어니스트펀드 CFO, 전 아이비엘 CFO 사진 박상훈 조선일보 기자

“중소상공인 전문은행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현재 1금융권에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금융 서비스가 거의 없지만, 윙크스톤은 이미 중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심사와 대출 중개를 해본 경험이 있다.”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이하 윙크스톤) 대표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묻자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상공인들에게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윙크스톤은 2018년 설립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기반의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이다. 주요 수익은 개인 및 법인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집하고 개인 차주에게 대출을 중개하는 온투업에서 발생한다. 다만 여타 온투업 회사들과 다른 점은 일반 신용 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중개한다는 것이다. 선(先)정산 서비스 ‘데일리드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대출 ‘스토어드림’ 등 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상공인 차주를 위한 맞춤형 금융 상품도 8개 선보이고 있다.

윙크스톤은 중소상공인 대상 대출 중개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윙크스캐너라 불리는 신용평가 모델은 그간 중소상공인 대출 중개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상공인 차주의 신용도를 자동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윙크스톤은 이를 통해 기존 금융권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중소상공인 신용평가 자동화 개념을 제시했고 윙크스캐너를 금융사에 B2B(기업 간 거래)로 공급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독특한 사업 모델로 무장해 시장에 뛰어든 윙크스톤은 출범 직후 빠르게 성장했다. 2023년 1월 한 달 동안 체결한 대출 규모가 3억원이었는데 같은 해 12월엔 30억원 이상의 대출 계약이 맺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누적 대출액은 1000억원을 넘보고 있다. 윙크스톤에서 돈을 빌린 차주 10명 중 8명이 다시 윙크스톤을 통해 돈을 빌릴 만큼 서비스가 인기다. 윙크스톤에 축적된 중소상공인 데이터도 37만여 명으로 집계된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윙크스톤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사업의 필요성과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데 열중했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할 당시 미국 현지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은 한국과 달리 중소상공인 특화 대출 영업에 적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내 600만 중소상공인이 시중은행에서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해 합당한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윙크스톤파트너스 서비스 화면 예시. 사진 윙크스톤파트너스

미국에서 근무하며 느낀 바가 훗날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했는데.
“2013년은 리먼브러더스발(發) 금융 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을 때다. 미국의 지방은행 업무를 검사하는 일을 했는데 살펴보니 지방은행도 중소상공인 신용 대출을 많이 하고 있었다. 미국의 은행은 금융 위기 이전부터 현물 담보가 없는 상공인 신용 대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분위기였다. ‘한국은 왜 담보대출 위주의 시장으로 편성돼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훗날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 구상에서 실제 창업까지 5년 가까운 시간이 있다. 이 사이 외국계 주류 회사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등 다양한 자리를 두루 거쳤다.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 수는 없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장사하는 사람의 세금 신고 데이터가 정확하게 잡히던 시절이 아니었다. 신용평가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게다가 사업의 기틀을 닦는 경험도 필요했던 터라 스타트업 업계에 먼저 투신했다. 어니스트펀드와 아이비엘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하면서 작은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걸 지켜봤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재를 가려내는 법과 금융의 틈새시장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웠다.”

중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델이 왜 필요한가. 기존 금융권이 사용하는 신용평가 모델로는 대체할 수 없나.
“금융 사각지대를 메운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량 중소상공인은 상환 능력과 위험부담 능력에 합당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금융은 중소상공인 대상으로 누가 신용도가 높고 낮은지 정교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부재하고 우량 중소상공인 역시 선택지가 고금리 2금융권으로 좁혀졌다.”

신용평가 모델은 어떻게 개발하나.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달라.
“식당이나 카페를 사례로 들어보겠다. 특정 상권에 위치해 특정 식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에 매장 크기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현금 흐름 예측이 가능하다. 다양한 변수를 집어넣어서 미래 현금 흐름을 추정하고 업종 카테고리별 변수를 조합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상권별 폐업률 등 비금융 가중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현금흐름과 비금융 가중치 그리고 자체 신용평가 모형,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하면 중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델이 탄생한다.”

개인 대출 사업을 넘어 B2B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서비스형 뱅킹(BaaS) 즉, 우리의 중소상공인 대출 중개 플랫폼 시스템을 금융사에 공급하고 이에 따른 매출이 발생할 것 같다. 저축은행 및 카드사 등 다양한 곳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3년 이내에 수익의 절반이 BaaS에서 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에 소파이라는 기업이 있다. 학자금 대출을 중개하던 온투 업체인데 신용평가 솔루션을 발전시켰고 상장 후에 미국의 지방은행을 인수해 소파이의 솔루션을 오프라인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사들인 뒤 우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합병시키는 볼트온 전략(연관 업종 기업 인수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기대할 수 있다.”

윙크스톤은 연체율 0%로 부실채권이 없는데, 연체 채권이 발생하지 않는 비결은.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한다. 우선 대출 상품을 심사할 때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온투업 특성상 회사 자금으로 대출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대출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대출 기간도 짧게 설정하고 차주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한도를 매달 바꿔 설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두 번째는 우량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미 제도권 금융사들로 가득 찬 시장이었다면 우리 같은 신생 기업은 금리 싸움을 벌여야 한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한테 더 낮은 금리를 주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중금리 혜택으로 우량 고객을 유치했다. 정리하자면 애초에 갚을 여력이 좋은 사람에게 대출했기에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새해 사업 목표는.
“올해 사업 목표는 대출 잔액 5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이 단계에서 영업이익이 충분히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른 하나는 해외 기업에 우리의 중소상공인 금융 솔루션을 공급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게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현재 싱가포르 자회사 설립이 마무리 단계를 밟는 등 동남아와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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