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英 장악한 옥스퍼드 출신 파워엘리트, 브렉시트 혼란 주범

이선목 기자 2024. 1.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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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출신 영국 총리들. 왼쪽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시 수낵. 사진 셔터스톡

영국을 지배하는 이너서클의 습관, 약점, 악행
옥스퍼드 초엘리트
사이먼 쿠퍼│김양욱, 최형우 옮김│글항아리│1만8000원│288쪽│1월 8일 발행


옥스퍼드 출신 영국 총리들. 왼쪽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시 수낵. 사진 셔터스톡

1940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영국 총리 17명 중 13명이 ‘그 학교’ 출신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까지. 2010년 이후 영국 총리를 지낸 이들 역시 모두 그 대학, 영국 ‘파워 엘리트’의 산실인 옥스퍼드 출신이다.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학생은 한 해 3000명 정도로 또래집단의 0.5%도 안 되는 수치지만 저자는 옥스퍼드가 영국을 장악했다고 말한다.

옥스퍼드 출신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사이먼 쿠퍼는 반세기 전부터 옥스퍼드를 중심으로 결성된 영국 초엘리트그룹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옥스퍼드 재학 시절에 경험했던 것들을 기억에서 끄집어내 기자의 날카로운 정신으로 재구조화한다. 아울러 현재 영국의 정계와 언론계에 종사하는 옥스퍼드 출신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그들은 이를 통해 어리석었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거나 혹은 여전한 특권 의식을 내비친다.

옥스퍼드는 수백 년 동안 흔들림 없는 권력의 아성이었다. 책에 따르면, 옥스퍼드는 배움의 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이튼 같은 사립 기숙 학교 출신들은 십대 때부터 인맥을 형성해 옥스퍼드에 입학하고 상류층 부모를 둔 옥스퍼드생들은 중산층 출신 동기생을 이방인 취급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일컫는 ‘노력파’나 ‘공붓벌레’라는 단어는 옥스퍼드생들이 가장 치욕적이라고 여긴다. ‘노력하지 않는 우월성’이 이들이 평생 몸에 걸치고 다니는 외투다. 저자가 옥스퍼드에 재학 중일 때 실시됐던 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일주일에 겨우 20시간만 공부했다. 1959년 옥스퍼드에 모습을 드러낸 스티븐 호킹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이들은 회색분자로 간주됐는데, 이건 학내에서 애용되는 옥스퍼드 단어들 가운데서도 가장 모욕적이었다”고 말했다. 학생 대부분은 옥스퍼드에서 관료 양성을 위한 핵심 전공인 철학·정치·경제를 택했다. 3년의 학부 과정 동안 세 과목을 전공한다는 것은 넓고 얕게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옥스퍼드 내 동아리 ‘옥스퍼드 유니언’은 보수적인 학생들의 모임이었다. 이들은 대학원 진학에는 관심이 없었다. 논리를 무시함으로써 더 나은 논리를 가진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신중하게 타이밍을 맞춘 농담, 계산된 저음의 목소리, 인신공격성 농담으로 선거와 토론에서 이기는 비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2016년 6월 24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유럽 탈퇴의 심층 원인으로 지목된 옥스퍼드 그룹은 그 실체가 더 이상 수면 아래에 감춰져 있을 수 없었다. 저자는 ‘브렉시트는 옥스퍼드에서 부화됐다’고 말한다. 인맥, 학맥으로 뭉친 패거리 정치인이 추진한 정책이 브렉시트이며 정치 야망과 특권 의식으로 가득한 이들이 공동체 미래보다 인기 영합을 위해 국가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일갈한다.

사실, 2016년 국민투표에서 철학·정치·경제를 전공한 의원의 95%가 유럽연합 잔류에 투표했다. 여기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제러미 헌트, 리즈 트러스 등도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현대적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로 국가 운영에 필요한 적합한 지식을 얻기 위해 전공을 선택한 이들이다. 반면,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옥스퍼드 출신 보수 당원들은 고지식한 과목들을 전공했다. 보리스 존슨은 고전문학, 리스모그와 해넌은 역사학 그리고 커밍스는 고대사와 현대사를 전공했다. 브렉시트 찬성 운동에 80만파운드를 기부한 헤지펀드 매니저 크리스핀 오디는 역사와 경제학을 전공했다. 저자는 “원자력 에너지, 기후변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같은 이슈에 맞닥트렸을 때, 영국 정부는 과학적 자문 결과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얕은 지식만을 갖춘 옥스퍼드 관료주의를 꼬집는다.

인공지능(AI)은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핸드오버
데이비드 런시먼│조용빈 옮김│와이즈베리│1만9800원│372쪽│2023년 12월 25일 발행


인류와 AI의 공존, 어떤 미래가 될까. 국가와 기업의 작동을 AI 알고리즘에 비유하며 인간 같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계에 살게 될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미래 담론을 제시한다. 만약 국가 권력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컴퓨터 권력과 결합한다면. 책은 AI 시대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 다각도로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모색한다.

도둑맞은 내 시간을 되찾는 30일 플랜
스마트폰과 헤어지는 법
캐서린 프라이스│박지혜 옮김│갤리온│1만7500원│256쪽│2023년 12월 27일 발행


스마트폰만큼 우리와 가까운 기계는 없다. 하지만 편리하고 유용하다고 해서 무해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종종 나의 시간과 집중력과 기억력을 좀먹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스마트폰과 헤어질 결심’을 할 용기를 준다. 건강한 스마트폰 생활로 안내하는 30일 여정의 ‘디지털 안식일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자.

우리는 미국이 될 것인가, 유럽이 될 것인가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손진석, 홍준기│플랜비디자인│1만9000원│344쪽│2023년 12월 29일 발행


다윗과 골리앗이 돼버린 미국과 유럽의 초격차를 분석한다. 기자인 두 저자가 미국과 유럽의 면면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경제력과 산업, 자본시장과 경제 체질, 교육에서 지정학적 위치, 삶의 질까지 국가가 존속하기 위해 살펴야 할 분야를 꼼꼼히 다뤘다. 아울러 미국의 길도 아니고 유럽의 길도 아닌, 한국이 나아가야 할 성장 방향을 제시한다.

매일이 피곤한 당신을 위한 숙면 처방
당신이 잘 잤으면 좋겠습니다
김경철│세종서적│2만원│296쪽│1월 5일 발행


현대인의 고질병인 수면 장애. 국내 수면 장애 진료 환자는 2018년 85만5025명에서 2022년 109만8819명으로 28.5% 늘었다. 수면 장애는 피로나 집중력 하락을 넘어 고혈압이나 당뇨와 등 만성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기능의학회 연구 이사로 수많은 불면증 환자를 진료해 온 저자가 임상 경험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면 장애 원인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영어로 쉽게 읽는 월스트리트
글로벌 금융 키워드
김신회│갈라북스│1만9000원│256쪽│1월 10일 발행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관한 상식을 쌓는 데 유력 경제 외신을 읽는 것은 매우 요긴하다. 책은 급변하는 세계경제 주요 지표와 정보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필수인 이슈를 선별해 키워드로 정리했다. 10개 챕터마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유력 외신의 주요 기사를 예문으로 활용한 게 특징이다. 경제 상식과 영문 기사 이해도를 함께 높일 수 있다.

새로운 미국 정치를 위한 투쟁
반란자들(The Rebels)
조슈아 그린│펭귄프레스│21.38달러│352쪽│1월 9일 발행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의 숨겨진 얘기를 쓴 베스트셀러 ‘악마의 협상(Devil’s Bargain)’ 저자이자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자 조슈아 그린의 새 책이다. 미국의 대표 진보 정치인인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이끄는 경제 포퓰리스트들의 민주당 내 반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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