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XM3에 F1 하이브리드 노하우… 중형SUV도 출격 채비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로 도약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는다. 특히 올해 하반기 오로라 프로젝트로 탄생할 신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에 힘입어 ‘XM3 하이브리드’ 가격을 낮춰 공격적인 판매에 나서며 하이브리드 대중화 선도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에 새로운 콘셉트의 전시장을 열어 이미지 변신에도 시동을 걸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자동차는 이르면 오는 8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신차 ‘오로라1′(코드명)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로라1은 르노 그룹과 길리 그룹이 2022년 맺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CMA 플랫폼(Compact Modular Architecture platform)과 최신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다.
오로라1은 최근 신차 부재로 판매 부진을 겪는 르노코리아의 희망이 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는 2023년 한 해동안 내수 판매 2만2048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58.1%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5%로 전년 3.8% 대비 절반가량 하락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상황에서 오로라1 출시로 반등을 노린다. 특히 오로라1은 르노그룹 본사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신차로 성공적인 신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르노 브랜드 최고경영자(CEO) 파블리스 캄볼리브(Fabrice Cambolive)와 주요 르노 경영진들은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방한해 오로라 프로젝트를 점검했다.
캄볼리브 르노 CEO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점검하며 “르노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며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차량이다”고 자신했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1 출시에 앞서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하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확대에 나섰다. 또 르노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을 계획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XM3 E-테크 포 올’(E-Tech for all)이 새해 첫 일주일간 르노코리아 신차 계약의 절반을 차지했다. 일일 평균 계약건수 기준으로 2023년과 비교하면 900% 이상 증가했다.
르노코리아는 이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달 내내 꾸준한 계약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 XM3 E-테크 포 올에는 르노코리아가 올 한 해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르노코리아는 2022년 처음 출시된 XM3 E-테크 하이브리드의 2024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포 올’이란 이름을 덧붙였다. 차명에는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한 르노코리아가 소비자들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새해 첫날 출시된 XM3 E-테크 포 올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전면에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를 기본 적용해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F1 블레이드 범퍼는 F1 머신 등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으로 디자인됐다.
XM3 E-테크 포 올은 르노그룹 F1 머신의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개발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전기 모터 2단과 엔진변속 4단 조합을 사용하는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가 적용됐다. 이 기어박스는 200개 이상 특허를 획득한 XM3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다.
가장 큰 매력은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대중화를 선언한 만큼 기존 XM3 하이브리드 대비 모든 트림(등급) 가격을 400만원가량 낮춰 소비자들이 접근가능한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을 제시했다.
XM3 E-테크 포 올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 기준 2795만원부터다. 국내 판매되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모델 중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코나’의 세제혜택 반영 기준 시작가 2990만원 보다 195만원 저렴하다. 가장 비싼 트림 가격 역시 XM3 XM3 E-테크 포 올이 3195만원으로 코나 하이브리드 3495만원 대비 300만원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가격 경쟁력은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에 판매량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등록대수는 30만9164대로 전년 21만1304대 대비 46.3% 증가했다. 이는 연료별 판매량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르노코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도 나섰다. 르노코리아는 1월 26일 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에 신규 전시장을 열고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였다. 스타필드 수원 전시장은 르노 브랜드의 새로운 글로벌 전시장 정체성(SI) 콘셉트 ‘rnlt’를 국내 처음 적용했다. ‘스몰 앤 팬시’(Small & Fancy)라는 주제로 도심 지역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면서 방문객들이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스타필드 수원 전시장이 문을 연 첫날 계약자가 나타나는 등 방문객들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전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르노코리아 사명 변경에도 아직 르노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는데 전시장 간판이 수입차 브랜드처럼 르노만 표기되는 등 새로운 모습이어서 신선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집중 전략은 올해 판매 반등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현대차·기아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 인도가 1년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빠른 출고를 무기로 한 하이브리드 출시는 시장 공략에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IT조선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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