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큼 몸집 커진 기아 … 비결은 주주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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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차에 비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열세인 기아가 최근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률에서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는 보통주 절반 가격인 우선주를 매입·소각해 배당으로 나가는 비용을 아끼면 보통주 주주들에게도 이득이 가는 재무구조"라며 "현대차나 기아처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저평가주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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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해
연내 100% 소각 의지 보여
실적발표 후 주가 13% 급등
현대차는 역대급 실적에 비해
자사주 1% 소각 주주들 실망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차에 비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열세인 기아가 최근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률에서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지난 25일 있었던 두 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29일까지 3거래일 동안 현대차는 5.7%, 기아는 13.6% 상승했다.
상승률 차이에 따라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최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시총 차이가 여전히 8조원 이상이지만 현대차 보통주 주주들은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더 오르는 기아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아직 52주 신고가(20만8500원)에 못 미치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와 우선주는 모두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근접한 상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4.43% 오른 19만56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시총 41조3756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5.83% 올라 시총 40조1642억원이었다. 현대차의 우선주 주식인 현대차우는 4.95%, 현대차2우B는 4.56%, 현대차3우B는 4.69% 상승했다.
지난 25일 '2023년 4분기 영업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현대차는 전일 대비 2%, 기아는 5.8% 주가가 올랐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말 배당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5일 주가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은 현대차가 4.5%, 기아가 6%다.
이날부터 기아나 현대차 우선주그룹의 주가 상승률이 현대차 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는데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 측면에선 기아에 못 미치고, 시가배당률 측면에선 우선주에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는데 이를 상반기 내 50% 소각하고 올 3분기까지 가이던스를 달성하면 50%를 추가 소각하기로 해 사실상 100% 소각 가능성을 내비쳤다. 100% 소각 시 주주 환원율(순이익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쓴 비율)은 30%에 달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날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흐름에 차이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보수적인 가이던스보다는 자사주 매입의 부재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를 나타낸 기아와 상반된 모습으로 현대차가 비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발행주식의 1%(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올해도 매입·소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작년에 발표한 중장기 주주 환원 계획 그대로여서 역대 최대 이익에 걸맞은 주주 환원을 기대한 주주들은 실망했다.
반면 기아는 현대차보다 이익이나 보유현금은 적지만 오히려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해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두 기업의 배당성향은 25%로 비슷하지만 주주들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주목했다. 세금으로 최대 49.5%를 내야 하는 배당보다 주당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바로 높일 수 있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가 상승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는 보통주 절반 가격인 우선주를 매입·소각해 배당으로 나가는 비용을 아끼면 보통주 주주들에게도 이득이 가는 재무구조"라며 "현대차나 기아처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저평가주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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