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떨어지면 제3지대로?…민주당에 드리운 불복의 그림자

오문영 기자 2024. 1. 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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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불복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간 대치 전선이 선명해지는 가운데 공천 결과를 놓고 언제든 공정성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공천 불복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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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4·10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불복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간 대치 전선이 선명해지는 가운데 공천 결과를 놓고 언제든 공정성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공천 불복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검찰 수사나 재판을 받는 인사들이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점도 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다음 주부터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과 경선 후보자 명단을 발표한다. 동시에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에서 하위 20%를 기록한 현역의원들에게도 결과가 통보될 전망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빠르게 정리되는 지역구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10여 차례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잠잠해진 계파 갈등이 공천 심사를 계기로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된다.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가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임종식·노영민 등 문재인 정부 비서실장 출신 인사들의 출마 선언에 대해 친명계가 거칠게 비판하거나, 친명계 인사들이 친문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는 등 파열음은 들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친문 인사가 한 명이라도 컷오프되거나 하위 20% 통보 명단에 흔히 비명계로 불렸던 사람들이 다수 속해있다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수밖에 없다"며 "한 두 곳이라도 부정 의혹이 제기되거나 경선 불복 사례가 나오면 경선 전체의 투명성이 국민으로부터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나 재판을 받는 인사들이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도 당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는 노웅래 의원은 출마 의지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고, 성 비위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의원은 침묵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 여파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은 최근 복당과 집행유예 선고를 위한 탄원서 서명운동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대응이 제한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경선 탈락자가 제3지대로 향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영구 제명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영구 제명·복당 불허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호남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지역구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평가가 좋지 않은 이들에게 먼저 불출마를 제안하고 설득하거나 공천 결과를 설명하는 작업을 물밑에서 해야 한다"면서도 "(직전 선거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던 영향으로 대부분 출마 의지가 강해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통정리를 시도할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지도부나 친명계 중진들 중에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선언한 인사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본인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하는 사람이 과연 다른 사람에게 불출마를 해달라거나 경선 결과를 받아들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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