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먼저" 헬스케어 재정비 나선 이통사

김윤수 기자 2024. 1. 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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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이 올 들어 디지털 헬스케어(건강관리) 사업 정비에 나섰다.

SK텔레콤에 이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기업·병원을 고객으로 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우선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KT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헬스케어 사업 재편 후 첫 행보로 한양대 디지털헬스케어센터와 손잡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비대면 정신건강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한 만큼 역시 B2B 시장에 우선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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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반 없인 B2C 공략 불리
기업·병원 고객 중심으로 눈돌려
SKT, 美반려동물 시장 진출 집중
KT는 마이케어 출시 시점 미루고
LGU+ '당케' 사업모델 재검토
[서울경제]

이동통신사들이 올 들어 디지털 헬스케어(건강관리) 사업 정비에 나섰다. SK텔레콤에 이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기업·병원을 고객으로 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우선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카카오 같은 경쟁사보다 플랫폼 경쟁력이 약해 일반 이용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에서는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대형 고객과 기술·데이터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B2B부터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혈당을 측정해 체중관리를 도와주는 자사 첫 헬스케어 서비스 ‘당케(당신만을 위한 일상 건강케어의 줄임말)’의 사업모델을 기존 B2C에서 B2B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케는 당초 국내 유병률 46.3%에 달하는 비만 환자를 직접 겨냥해 지난해 말 출시가 계획됐지만 최근 사내 검토 결과 기업과 병원을 타깃으로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기업·병원 고객을 확보한 후 임직원 복지나 환자 관리용으로 일반인에게 당케를 간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수 이용자를 끌어들일 플랫폼 서비스가 아직 없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사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우회로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앞서 가톨릭중앙의료원과 공동 개발해온 퇴원환자 애프터케어(사후관리) 서비스도 당케와 연계해 출시를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케와 애프터케어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가시적인 성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강검진센터 사업을 접기로 한 KT는 헬스케어 사업을 비대면 플랫폼과 디지털전환(DX) 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KT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헬스케어 사업 재편 후 첫 행보로 한양대 디지털헬스케어센터와 손잡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비대면 정신건강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한 만큼 역시 B2B 시장에 우선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과제가 속한 과기정통부 사업을 통해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마음건강 서비스’가 출시됐고, 과기정통부는 이를 정부 부처 등 공공 분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관리 서비스 ‘파스타’와 비슷한 B2C 서비스로 개발 중인 ‘KT마이케어’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출시 시점이 연기됐다. KT는 연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초거대 AI가 열량과 영양성분을 96% 정확도로 분석해주는 ‘AI 푸드태그’ 기능이 포함된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반려동물 진단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의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엑스칼리버는 동물병원을 고객으로 하는 B2B 사업이다. 최근 미국에서 동물진료소 3000여곳에 원격 영상 판독 서비스를 제공 중인 베톨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엑스칼리버의 북미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국내 의료기기 수출 기업 뷰웍스와도 상반기 의료영상 솔루션 ‘브이엑스뷰’를 공동 개발해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광고나 유료 판매 같은 수익모델을 갖추고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용자를 모집하기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후발주자는) 병원 같은 기관과 먼저 손잡고 기술, 데이터, 인지도를 쌓는 수순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서비스, 데이터, 의료기기 등 사업 영역이 방대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곳저곳 문을 두드려본 후 각자 사업 방향을 설정해나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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