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레이스 돌입…'현역 컷오프' 예고한 與, 계파 갈등 빠진 野

이수빈 2024. 1.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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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72, 與野 공천 심사 착수
與는 최소 현역 7명 컷오프…설 직후 발표
野, 친명 대 친문 대결 본격화, 임종석이 불씨 당겨
`자객공천`도 몸살…李 '통합' 메시지 낼까

[이데일리 이수빈 조민정 김범준 기자] 총선이 7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29일 각각 공천관리위원회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에선 최소 7명이 컷오프(공천배제)되는 등 대폭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친명(親이재명)계’와 ‘친문(親문재인)계’가 공천을 둘러싸고 세력 다툼에 나섰다.

정영환(왼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1차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 심사 시작…현역 최소 7명 컷오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엿새 간 총선 후보자 접수를 받고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돌입한다. 후보자 접수가 시작되기 전인 이날 오전 8시부터 중앙당사엔 부산광역시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예비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공관위가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7명이 컷오프, 18명은 20% 감점 대상이다. 결과 발표 이후 적잖은 잡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22일부터 여론조사를 4일간 실시한 뒤 마무리했다. 현역의원 컷오프 기준에 여론조사가 가장 크게 반영되는 항목인 만큼 현역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02 또는 070 등 모르는 전화도 받아달라’, ‘끝까지 응답해야 유효하다’, ‘주변에도 널리 알려달라’며 직접 호소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 컷오프 대상자가 7명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암시한 바 있다. 다만 정영환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현역 컷오프 대상자 수에 대해 “일단 7명은 명확하고 (규모는) 그 정도 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현역 의원 공천 심사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결과가 언제쯤 나올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공천 심사 결과에 따른 첫 번째 후보자 또는 컷오프 대상자는 설 연휴 직후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역 의원 중 컷오프 대상자는 개별적으로 공관위가 안내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후보자) 지원까지 하신 분들이니까 컷오프된 분들의 이름을 바로 발표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정중하게 말씀드리는 식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30일 오후 2시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향후 공천 심사 관련 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당, 친명 ‘자객공천’ 줄이어…임종석 “친문도 친명도 없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오는 31일 시작될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자 면접에 대해 논의했다. 박병영 공관위 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국민이 제안한 기준을 공천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 기준에 따라 닷새간 면접을 진행한다. 이번 주까지 예비후보자 심사를 마무리하면 다음 주 중 경선 후보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친명계와 친문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불씨는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겼다.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서초구을로 지역구를 옮기며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발표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경선 참여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임 전 실장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민주당이다. 친문도 없고 친명도 없다”며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고 날마다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 민심 앞에 두려워하고 절제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의 ‘텃밭’ 출마에 대해선 불편한 시선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지호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국회비서관,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을 했기 때문에 당에서 혜택을 받았고 그래서 험지라고 하는 곳에 도전했다”며 “이런 후배들 입장에서는 임 전 실장 정도의 인지도면 용산 같은 데 출마해야 되지 않았나”고 직격했다. 김 부실장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성남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더해 친문계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친명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며 계파간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인 양이원영·이동주·이수진 의원은 각각 친문계인 양기대(경기 광명을)·홍영표(인천 부평을)·윤영찬(경기 성남 중원)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한다.

친명 원외 인사들도 친문 의원의 지역구를 찍었다.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친명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김우영 상임대표도 친문계인 강병원(서울 은평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이를 두고 “우리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나 가져오며 이길 수 있는 곳은 다 이겼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지방선거에서 지니 총선에 나온 단체장들도 상당하다”며 경쟁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다만 “지도부가 이런 경쟁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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