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만 있다면 무조건 연주! 결국 모든 음악과 사랑에 빠져요"

남상현 기자 2024. 1.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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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 유학까지 다녀온 연주자들이 귀국 후 겪는 현실은 냉혹하다.

"연주자로서 지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형편이 좋아야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의 음악 전공 학생들은 꼭 부유한 것도 아니었고, 생활로서 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안정된 직장을 구해야 한다고 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음악적 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쉬지 않고 연습해야 해서 다른 조건 생각 안 하고 그냥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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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예술신인류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

음악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 유학까지 다녀온 연주자들이 귀국 후 겪는 현실은 냉혹하다. 대학 교수 자리는 말할 것 없고, 강의도 소수에게만 허락된다. 교향악단 단원 선발은 놀라운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연주자로서의 개성을 드러낼 수 없다.

8년여간 미국에서 유학과 오케스트라 단원 생활을 마치고 2020년 귀국(독주회 기준)한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 씨에겐 솔리스트로 활동하는 지금이 매우 소중한 순간이다.

신 씨는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고 저에게 맞는 '에너지 레벨'의 곡을 연주하며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6일, 대전·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는 귀국 4년 차 음악 엘리트 신성희 씨를 만났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씨. 김영태 기자

바이올린 소리에 반했다.

바이올린의 어떤 면을 좋아했나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사람의 음성(휴먼 보이스)과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들고 다니기 좋았고, 모양도 좋아했지요. 현을 떨 때(비브라토) 나는 소리를 들으며 일종의 희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정경화 선생님, 안네 소피 무터 등 연주 잘하는 여성 바이올린 연주자의 연주를 많이 봅니다.

본격적인 음악 공부는 언제부터 했나요.

"바이올린을 처음 배운 것은 6살 때입니다. 피아노를 비롯해 이것저것 시도해보았는데, 다른 것은 다 그만두더라도 바이올린만큼은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석사 학위를 받고 유학한 뒤 귀국 독주회를 2020년 가졌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대학 졸업하면 으레 외국 유학을 갔습니다. 하지만 은사님인 김영욱 교수님을 3학년 때 뵙고 바이올린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박사 과정을 곧바로 밟지 않고 석사와 연주자 과정을 다시 거쳤습니다. 박사 학위는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받았고요. 이후 신시내티, 밀워키 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정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관객의 호응은 낭만파 음악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장르가 있나요.

"바이올린 음역이 워낙 풍부해 음악 선곡의 폭이 넓습니다. 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에 집중하다 보면 (장르 불문하고) 연주곡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만일 관객들의 호응도 생각한다면 낭만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생존한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부지런히 공부했고요."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씨는

쉬지 않고 무조건 연주한다

온전히 연주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요.

"연주자로서 지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형편이 좋아야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의 음악 전공 학생들은 꼭 부유한 것도 아니었고, 생활로서 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안정된 직장을 구해야 한다고 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음악적 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쉬지 않고 연습해야 해서 다른 조건 생각 안 하고 그냥 연주합니다."

미국 유수의 오케스트라 두 곳에서 단원 생활을 했습니다.

"29세 때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입단했고 이후 밀워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처음에는 외국 유수의 오케스트라에 들어갈 수 있어서 음악적으로 다 이룬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빽빽한 일정과 개개인의 몸짓이나 연주를 제한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솔리스트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

25일 충남 공주 문예회관에서 열린 충남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 '행복한 왈츠'에서 신성희 바이올리니스트가 협연 무대를 가졌다.  사진=CPO 제공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시도

올해 연주 일정은 어떤 것이 있나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 연주를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대전 예당에서 연주하고 오는 6월경 서울예당에서 연주회를 엽니다. 3월 중 대전시향과의 협연도 예정돼 있습니다."

연주회마다 어떠한 생각을 하나요.

"항상 떨리는 마음입니다. 공연 중 실수가 이후 연주에 영향을 주면 안 되니까 멘탈 관리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연주자도 마음에 드는 연주는 몇 안 되는 것처럼 항상 아쉽고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음만을 추구하는 레코딩보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무대 연주가 더 재미있습니다. 특히 바이올린은 기교적인 부분이 많아 즉흥적인 매력도 있습니다."

대전 충청지역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클래식 음악은 어렵지만, 많이 사랑해주시고, 최선을 다하는 연주자로 오랫동안 만났으면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성희씨. 사진제공 신성희

□ 대전성모초, 한밭초 졸업

□ 예원학교, 서울예고 졸업

□ 서울대 음대 학사, 동 대학원 석사 졸업

□ 이스트먼 음대 석사 학위 취득 및 연주자 자격증, 일리노이 음대 어배너 샴페인 박사(전액장학금) 학위 취득

□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오케스트라, 밀워키 심포니오케스트라 정단원, 충남교향악단 객원 악장 역임

□ 현) 목원대, 숙명여대, 성신여대,KCO 단원, 대전예당 영재아카데미 등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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