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성공의 키워드 ‘입시 정보’…어디까지 아세요?
수시·정시 등 모집방법 및 전형 달라
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 유불리 파악해
자녀에게 유리한 전형 준비하면 도움
정시는 수능 대학별 환산점수 숙지해야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대입의 필수조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옛말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대입에서 ‘정보력’은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별개로 수시, 정시 등 복잡한 대입제도는 물론 대학별로 다른 전형 일정과 방법 등을 알아야 자녀에게 최선의 선택지들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입 레이스에서 ‘합격’이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부모도 입시 정보, 즉 내용과 용어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대입 필수용어 사전’을 펴낸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특히 고3 자녀의 입시를 앞둔 상황에서 부모의 정보력이 자녀에게 유리한 대학, 전형 방법과 요소를 결정하고, 실질적으로 원서를 제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확률적으로 예단할 수 없지만, 50% 남짓 유리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입시와 관련된 기본 내용을 잘 모르면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입시와 전형에 등장하는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대입에서 성공률을 높이는 초석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 자녀의 대입을 경험한 박지윤(47)씨는 “정시 비중이 40% 이상인 서울 주요 대학과 달리 우리 아이처럼 지방대와 전문대 수시를 지원하는 경우엔 4년제 6곳 외에 전문대를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어서 수시 비중이 거의 80~90%에 달했다”며 “평소 입시 공부를 한 덕분에 담임 선생님이 추천해준 대학과 학과 외에 아이에게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선별해서 전문대를 포함한 목표 대학을 결정했고, 원하는 대학 학과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 정보를 부모가 꿰뚫고 있으면 입시컨설팅을 따로 받지 않고도 대입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미리 공부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학부모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전 대학이 학생의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반영해 신입생을 미리 뽑는 수시모집에서 부모의 정보력이 특히 중요하다. 크게 ‘학생부교과전형’ ‘학새부종합전형’ ‘논술위주전형’ ‘실기/실적위주전형 등으로 구분되지만, 이외에도 학교별로 다양한 전형 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9월 이전부터 각각의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 교과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데, 대입 전형 방법 중 모집인원 규모가 가장 크다. 이만기 소장은 “학생부 교과 100, 학생부 교과+면접, 학생부 교과+서류(비교과) 등의 요소를 활용해 전형을 시행한다”며 “대학별로 학생부 반영 교과목 수, 학년별 반영 비율, 교과성적 산출지표, 이수 단위 반영 여부 등을 각각 다르게 산출하는데, 교과성적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예비 고3 학부모라면 지금부터 자녀의 교과성적을 바탕으로 강점 전형 요소 및 수시 지원 대학의 전형 유형을 분석해 목표대학 수시 전형 유형 중에서 자녀의 강점 전형 요소가 일치하는 지원 전략을 다양하게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학생부교과전형 중에는 지역인재전형과 지역균형전형도 있는데, 그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자녀에게 유리한 지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지역인재 전형은 지난 2014년 수도권 이외 지역 학생들의 지역 이탈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대학이 해당 지역 학생을 일정 비율을 선발하도록 한 제도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다. 2023학년도부터는 의학 계열에도 지역인재 의무선발 제도가 도입됐다.
우연철 소장은 “지역균형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은 서로 다르지만 유사한 이름으로 인해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며 “지역균형전형 수도권 소재 대학을 대상으로 하며, 지역에 따른 지원 자격 제한 없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생부를 중심으로 면접 등을 실시해 학생을 종합평가한다. 수도권 지역 중·상위권 대학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대부분 대학에서 1단계 서류평가를 거쳐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점수를 합산하거나 면접평가 100%를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이만기 소장은 “학생부 교과성적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 활동,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학생부에 기재된 필요항목을 통해 기초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외에 다른 평가요소가 있어 대부분 상향 지원을 하는데, 목표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위한 전략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에서 수시 합격자를 변별하기 위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최저한의 수능 등급이다. ‘최저’ ‘최저합’ ‘수능 최저등급’ 등으로 부르는데, 대부분 특정 과목들의 등급의 ‘합’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전형이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이 ‘2개 영역 등급 합 5’라면 두 과목 등급의 합이 5등급을 맞추면 되는 식이다.
수시 합격자가 발표된 이후인 1월 초 원서를 접수하는 정시모집은 주로 수능 성적 중심으로 선발한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함께 반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대다수는 수능 성적이 합격을 좌우한다. 가나다 군별로 1번씩 총 3번을 지원할 수 있는데, 정시모집에서도 수능 반영 비율, 반영 과목, 입결 등 부모가 갖고 있는 정보력이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만기 소장은 “대학별로 반영 영역 수, 영역별 반영 비율, 반영 지표, 가감점수 등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기준과 방법에 차이가 있다”며 “대학별로 자체 반영식에 따라 환산점수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므로 반드시 목표대학 누리집 등에 공개되는 입시요강을 토대로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소장은 “대학에서 정시모집에 활용하는 환산점수를 산출하는 수능 영역 반영 비율이나 반영 영역 수, 수능 외 전형 요소의 적용 여부 등의 변화에 따라 입시 결과는 전년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대교협에서 운영하는 대입 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www.adiga.kr)에서 공개하는 각 대학의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해 입시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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