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사’ 고 김다운씨 관련 한전 하청업체 소장 1심 집행유예

2022년 1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고 김다운 전기노동자 산재사망 추모 및 위험을 외주화한 한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전선 연결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진 고 김다운(당시 38살)씨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한국전력공사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 김수정 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현장소장 ㄱ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하청업체 현장소장 ㄴ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현장대리인 ㄷ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ㄱ씨가 현장 확인을 소홀히 해 피해자만 작업에 보냈다가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다만, 피해자가 절연장갑을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충전부 접근한계 거리인 90㎝ 이내 접근한 피해자의 과실도 사고원인이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ㄴ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ㄱ씨에게 작업을 요청하면서 현장 설명을 소홀히 해 사망까지 이르렀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현장에 혼자 보낼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ㄱ씨 등은 2021년 11월5일 경기도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전기 공급작업에 김씨를 활선 차량 없이 홀로 투입하거나 이를 방치해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청업체 소속이던 김씨는 당시 전신주에 올라 절연봉을 이용해 고압선에 달린 전류 개폐기를 올리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고 19일 만에 숨졌다.

절연 처리가 돼 있는 고소 작업차인 활선 차량을 동원해 2인1조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해당 업체는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씨가 속한 업체가 관리하던 구역이 아닌데도 현장 소장간 구두 합의를 통해 인력을 파견한 사실(불법 재도급)도 드러났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