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등에 업은 '데드맨', 설 연휴 성수기에 통할까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배우 조진웅과 김희애 주연의 신작 '데드맨'이 봉준호 감독의 뜨거운 지지 속에 설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선 영화 '데드맨'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하준원 감독과 출연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등이 참석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조진웅)가 1,000억 원의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으로 하준원 감독은 장편 연출 데뷔에 나섰다. 그는 세계적 거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2006) 공동 각본을 맡았던 이력으로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충무로 대표 배우 조진웅, 김희애의 첫 만남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극 중 조진웅은 바지사장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사망자 '데드맨'이 된 이만재 역을 맡아 긴장감 넘치는 추적 연기를 펼친다. 김희애는 이름을 알리는 데 정평이 난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 역할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들을 비롯해 이수경, 박호산, 이시훈, 최재웅, 유연수, 김원해가 출연했다. 또한 소녀시대 최수영이 특별출연해 눈길을 끈다.
조진웅은 '데드맨'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가 참 잘 쓰인 이정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알고 보니 감독님께서 취재를 한 5년 정도 하셨다더라. 대본에 그 치밀함 충분히 담겨있었다. 신인 감독이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은 게 요즘엔 워낙 요소요소 파트들이 굉장히 훌륭했다. 감독으로서 이 작품에 대한 진정성, 에너지가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하준원 감독님이 그랬다. 시나리오의 매력, 감독님의 치밀한 구성에 뛰어들면 재미있겠다 해서 선택한 건데 실제로 현장이 매우 즐거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봉준호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읽고 심여사 역할은 외국 배우가 해야 하지 않을까,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만큼 '데드맨'은 캐릭터가 정말 꽉 찼던 거 같다"라고 매력을 짚었다.
김희애와 첫 호흡은 어땠을까. 조진웅은 "김희애 선배님은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을 정도로 협업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다. 선배님의 놀라운 연기 호흡에 '심멎'했고 아주 행복한 작업이었다. 그 디테일의 에너지가 상당히 좋고, '나는 감히 들이대지도 못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김희애 역시 '데드맨'에 대해 "첫 번째도 대본, 두 번째도 대본 때문에 출연했다. 책(시나리오)이 아주 재밌어서, 후루룩 읽혀 무조건 해야겠다 생각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후배 조진웅에 대해선 "배우로서 좋은 분이지만 실제로 보면 더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분이다. 안팎으로 매력이 있고 이 영화를 통해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김희애는 "이수경은 무색무취, 정말 깨끗하고 얼굴이 막 바뀌는 거 같다. 매력이 아주 넘쳐서 같이 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이수경이 출연하는 작품에 계속 같이 하고 싶다"라고 배우로서 자질을 높이 샀다.
이에 이수경은 "당연히 조진웅, 김희애 선배님 두 분과 함께하게 되어 정말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두 분의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조진웅 선배님은 생각보다 더 말랑말랑한 분이라 재밌게 촬영했다. 현장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유머러스함에 감사했다. 김희애 선배님은 함께하는 촬영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감독님처럼 이 작품 전체를 보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실까 궁금하고 존경스러웠다"라고 화답했다.
하준원 감독은 연출 데뷔작인 만큼, 감격에 젖었다. 그는 "'데드맨'은 오랫동안 쓴 시나리오이고 글자 글자, 하나하나가 배우분들의 연기로 구현되었을 때 제가 느낀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인 거 같다. 모든 장면에서 저 스스로는 많이 감동받으면서 모니터를 지켜봤다. 어느 한 장면 딱 꼽기 힘들 정도로 여기 계신 세 배우분과의 작업은 영광스러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지사장 소재를 다룬 이유에 대해선 "이름값,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어서 바지사장이라는 소재를 택한 것이었다. 개인에서 자본 권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과연 책임을 지고 사는가, 그런 질문을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갖고 있었다. 이를 상업 영화로 풀어봤을 때 어떻게 풀 것인가, '데드맨'이 이 고민의 결과였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데드맨'은 봉준호 감독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으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이 '데드맨' 후반작업 기간 초창기 때, 1차 편집본을 보셨다. 최종 영화는 토요일(2월 3일)에 GV(관객과의 대화)를 같이 하기로 하셔서 그때 보실 거 같다. 대본에 있어선 봉준호 감독님에게 여러 차례 수정본을 보여드려, 많은 조언을 받았다. 신 바이 신, 아주 자세히 리뷰를 해주신 편이다. 봉준호 감독님이 대사 톤 이런 것들까지 '데드맨' 곳곳에 디테일하게 많이 짚어주셨다. 여러 도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데드맨'은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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