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를 위한 스타트업...마음 아픈 CEO들에게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2024. 1.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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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앱 ‘가지랩’으로 정신건강 자가진단
상담소·정신과 꺼려진다면 셀프케어 키트 ‘마인드웨이’
‘루티너’리는 습관 형성과 일상 변화 도와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느라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은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한 스타트업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용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지만, 같은 업계 종사자들의 마음 건강을 보듬어주기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스타트업 대표들의 스트레스는 극심하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작년 7월 발간한 ‘스타트업 창업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수조사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271명 중 79.3%가 스트레스, 67.9%는 우울감, 52.4%가 불안감, 60.9%는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 자살 위험군도 21%에 달한다.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참여자의 44.6%가 자금 압박과 투자 유치를 꼽았다.

개인 맞춤형 웰니스 플랫폼 ‘가지랩’의 서비스 화면. <사진 제공=가지랩>
가지랩(대표 김영인)은 개인 맞춤형 웰니스 큐레이션 플랫폼을 만들었다. 가지랩의 ‘웰니스 큐레이션’ 기술은 개인 진단을 통해 건강상태를 잘 알게 도와주고, 콘텐츠나 관련 상품, 커뮤니티 등을 제안한다.

가지랩은 작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5만건 넘는 건강설문 데이터를 모으면서 웰니스 큐레이션을 더 잘 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웰니스 솔루션 콘텐츠를 400여 건 발행했고, 다양한 주제의 웰니스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가지랩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마음상담소’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마음상담소는 창업가들이 정신적·감정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건강한 마음으로 스타트업 라이프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김영인 가지랩 대표 역시 스타트업 대표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투자, 조직관리, 사업 전개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돼 타 직군에 비해 정신건강이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 유치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대표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많은 대표들이 회사를 더 우선시하면서 몸과 정신이 망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하며 투자자와 공동 창업자, 기업 구성원들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인드웨이의 셀프케어 키트. <사진 제공=마인드웨이>
마인드웨이(대표 김유진)는 마음은 돌보고 싶지만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진료가 망설여지는 사람들을 위해 혼자서도 쉽게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셀프케어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누적 이용자 수는 2만5000명이 넘고, 100개 이상 기업과 기관에 제품을 납품했다.

김유진 마인드웨이 대표도 스타트업 대표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어떤 분은 ‘주변 대표들 중 정신과 약을 안 먹는 대표가 없다’라고 말하더라”라며 “확실히 스타트업 대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견뎌야 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일 10분이라도, 아주 짧게라도, 잠시 멈춰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한다”며 “정신과나 상담소에 가기 어렵다면 마음여행키트로 상담사의 질문에 답하며 내 마음을 돌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습관 형성 앱 루티너리의 서비스 화면. <사진 제공=루티너리>
루티너리(대표 서인석)는 개인화된 행동변화 환경으로 사람들의 습관을 바꿔주는 서비스다. 누적 다운로드 400만건을 넘었다. 전 세계 200여 국가에서 사용 중이며, 85%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루티너리는 인간행동과 환경과의 관계를 고찰해 사람들이 더 나은 일상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습관 쌓기와 타이머를 통해 행동이 자동으로 바뀌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몇 시에 영양제를 먹을 것인지, 아침 운동은 몇 시에 시작할 것인지 등을 설정해 놓고 루틴 분석을 통해 통계 결과도 도출한다. 개인의 기분상태에 따라 일상생활의 환경조건 등을 조절하며 컨디션도 회복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인석 루티너리 대표는 “루티너리는 습관 개선에서 웰니스 영역을 넘어 치료 영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자신의 습관을 이해하고 향상시키는 동시에, 더 나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사용자 특성과 요구에 맞춘 개인 맞춤형 코칭 서비스도 제안할 것”이라며 “행동치료를 위한 알고리즘과 기술 혁신을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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