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그린란드 빙상이 더 많이 녹았다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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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관련해 최근 주목할 만한 뉴스는 그린란드 빙상에 관한 것이다.
지난 17일 남극 빙상 다음으로 큰 육지 빙하인 그린란드 빙상이 이전 추정치보다 20% 더 많이 사라졌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하지만 그린란드 빙상이 녹은 물은 이 해수 순환을 느리게 한다.
우리가 알던 것보다 그린란드 빙상이 더 많이 녹았다는 소식이 심상치 않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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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관련해 최근 주목할 만한 뉴스는 그린란드 빙상에 관한 것이다. 지난 17일 남극 빙상 다음으로 큰 육지 빙하인 그린란드 빙상이 이전 추정치보다 20% 더 많이 사라졌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시간당 3천만t의 얼음이 녹고 있다.
그린란드 빙상에 주목하는 건 지구적 순환고리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빙상이 녹은 차갑고 소금기 없는 물은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 해수 순환 체계에 영향을 끼친다. 북대서양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라 부르는, 남북으로 뻗은 거대한 해양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간다. 남반구의 ‘남극 역전 순환’(AOC)과 함께 지구상의 대표적 해수 순환이다. 둘 다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열과 염분을 운반한다. 표층수인 이 물은 극지에 이르러 해저로 가라앉고 다시 적도에 이르러 수면 위로 떠오른다. 북대서양의 순환 해수 일부는 지류가 남반구까지 뻗어 있고, 인도양·태평양까지 이어져 전세계 기후와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의 많은 지역이 온화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바다가 심해저에 탄소를 가두는 것도, 인류가 초래한 지구 온도 상승 폭 중 0.8도가량을 상쇄해온 것도 이 덕이다.
하지만 그린란드 빙상이 녹은 물은 이 해수 순환을 느리게 한다. 이미 지난 수십년 동안 점진적으로 느려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느려진다. 2021년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이 대서양 해수 순환의 속도가 최근 1천년 사이 가장 느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논문은 이 순환이 멈추는 시기가 2025년에서 2095년 사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니까, 당장 내년 이후 조만간 이 순환이 멈출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영향은 광범위하다. 유럽 일부 지역은 기온이 5~10도 떨어지고, 지구가 열을 분배할 다른 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태풍이 더 강해지고 잦아진다. 북대서양 해수면은 더 크게 상승하고, 열대우림대 위치가 이동한다. 바다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탄소량이 줄어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
이젠 고전이 돼버린 영화 ‘투모로우’(2004)에선 지구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빙하기가 도래하는 재난이 일어나는데, 이 원인이 북대서양 해수 순환이었다. 영화에서도 재난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우리가 알던 것보다 그린란드 빙상이 더 많이 녹았다는 소식이 심상치 않게 들린다.
박기용 기후변화팀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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