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인구절벽 韓中日' 성장공식 다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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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한·중·일의 성장 궤적을 따라가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한국과 일본은 뛰어난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일궜고,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 지분을 넓히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국 기획재정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일본 재무성 등 각국 경제 컨트롤타워가 참여해 기술·이민과 내수시장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위기 대응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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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한·중·일의 성장 궤적을 따라가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세계은행 데이터를 추출해 각국 성장 요인(단일국가 성장회계)을 살펴보니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국가 성장률을 100%라고 할 때 일본은 인적자본, 취업자, 자본 등 생산요소가 성장에 기여한 정도가 92%포인트에 달했다. 다만 한국보다 한발 먼저 움직인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일손 부족 사태가 심해지며 성장 에너지가 깎이고 있다. 취업자의 성장 기여도가 -4%포인트로 경제를 짓눌렀다. 중국은 생산요소의 성장 기여도가 50%포인트로, 의외로 총요소생산성 비중(50%포인트)이 높다. 한국, 일본 등의 선진 기술을 공격적으로 흡수하는 추격형 전략으로 성장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생산요소의 성장 기여도가 68%포인트,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32%포인트다. 중국만큼 총요소생산성이 높지는 않지만 인적자본이 성장에 기여한 정도가 월등하다. 일본만큼 자본 투입 정도가 우수하지는 않지만 일손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각자의 성장 스토리를 가진 3국은 역내 교류를 밑천 삼아 동반 성장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인구다. 한국과 일본은 뛰어난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일궜고,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 지분을 넓히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급속한 인구 충격에 이 같은 성장 공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유엔은 지난해 한·중·일 인구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로 사상 처음 20% 선 밑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 기준 한·중·일 인구 비중은 20.1%, 상품 수출액은 20.2%, 국내총생산(GDP)은 23.5%다. 지금까지 3국은 인구 비중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제 위상을 다졌다. 세계 인구는 꾸준히 느는데 유독 한·중·일만 인구 주축이 무너지고 있다.
3국은 출산율 감소, 기대수명 증가에 이민 비중이 적다는 공통의 인구 문제를 안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경제 등 생산연령인구를 보강할 기술 개발에 대한 접점도 넓다. 하지만 3국 간 인구 채널은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한·중·일 인구정책포럼 정도가 고작이다. 한국 기획재정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일본 재무성 등 각국 경제 컨트롤타워가 참여해 기술·이민과 내수시장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위기 대응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책의 판을 키워 비정치적인 사안에서 인구 문제를 두고 협력할 여지가 충분하다.
[김정환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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