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점포 7년간 14% 감소… 애큐온·웰컴은 절반 이상 사라져

진상훈 기자 2024. 1. 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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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오프라인 점포 수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 부실로 최근 들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본점과 14곳의 지점, 4곳의 출장소 등 총 19곳의 점포를 운영했던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점포 수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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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가 운영하는 애큐온, 5분의 1로 급감
시중은행보다 점포 수 적어…고령층 불편 가중
최근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 부실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저축은행들이 밀집한 건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저축은행 오프라인 점포 수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이용자 수가 늘어난 데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로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점과 출장소 등을 줄인 것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저축은행이 점포 수를 계속 줄이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저축은행의 본점과 지점, 출장소를 합친 전체 점포 수는 280곳이었다. 분기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 9월 저축은행 전체 점포는 325곳이었다. 7년 만에 13.8%에 해당하는 45곳의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저축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 부실로 최근 들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4~5곳의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비중이 커진 2022년에는 9곳이 사라졌다. 2022년 말부터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분양 시장이 침체되고 부동산 PF 부실로 여러 저축은행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에는 7곳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그래픽=정서희

업체별로 보면 지난 7년간 점포 수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애큐온저축은행이었다. 2016년 본점과 14곳의 지점, 4곳의 출장소 등 총 19곳의 점포를 운영했던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점포 수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 수는 11곳이 줄었고, 출장소는 모두 문을 닫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국내 10위권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PEF)가 보유한 곳이다. 지난 2017년 미국계 PEF인 JC플라워즈가 HK저축은행을 인수해 애큐온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2019년 홍콩계 PEF인 베어링PEA에 다시 인수됐다.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웰컴저축은행 역시 경쟁사에 비해 점포 수 감소 폭이 컸다. 지난 2016년 9월 14곳의 점포를 운영했던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에는 절반 수준인 7곳의 점포만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웰컴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 감소했다. 과도한 부동산 PF 대출로 건전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이 밖에 일부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들도 점포 수를 많이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KB저축은행은 2016년 9월 기준 9곳의 점포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본점과 지점 2곳을 합쳐 단 3곳의 점포만 남겨뒀다. 하나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점포 수가 10곳에서 3곳으로 급감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저축은행이 신고만 하면 오프라인 점포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점포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뒷북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지난해 4월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없애기 전 고객의 의견 수렴 등을 거치도록 제동을 걸었다”면서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슷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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