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도 이재명 습격범 ‘남기는 말’ 비공개…살인미수 기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

지난 4일 부산 연제구경찰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67)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김아무개(66)씨를 재판에 넘겼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상진 1차장)은 29일 김씨를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범행을 도운 뒤 체포됐다 풀려난 ㄱ(75)씨는 살인미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으로부터 가덕도신공항 상황 설명을 듣고 이동하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김씨의 범행 영상 분석, 추가 디엔에이 감식, 필적·음성 감정, 금융계좌 추적, 통화내역 분석, 참고인(114명) 조사 등을 진행한 뒤 김씨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김씨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 대표 주도로 종북세력이 공천을 받아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지난해 4월 인터넷에서 흉기를 사 범행에 용이하도록 개조했고, 지난해 9월부터 충남 아산시에 있는 자신의 부동산 중개업소 근처 화단의 나무둥치에 목도리를 감싼 뒤 흉기로 찌르는 연습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ㄱ씨 외에 추가 공범이나 배후는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상진 수사팀장은 “장기간 계획에 따라 흉기를 이용해 정치인을 살해하려 한 정치적 테러 범죄이며, 선거의 자유를 폭력으로 방해한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모방범죄까지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김씨가 범행 전 작성한 ‘남기는 말’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고, 범행 동기와 관련된 핵심 정보인 당원 이력도 공개하지 않았다. 박 팀장은 “남기는 말은 재판에 중요 증거물이며, 재판 전 공개가 적절하지 않다. 당적 정보도 정당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어 밝히기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피의사실 공표’ ‘정당법’ 등을 앞세워 김씨의 남기는 말 전문과 당원 이력을 공개하지 않아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범행 배경과 동기를 드러내는 핵심 정보를 감추거나 선별적으로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