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조진웅→김희애, '이름값' 할까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이름'을 두고 쫓고 쫓기는 추적이 시작된다. 제대로 된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데드맨'이다.
2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데드맨'(연출 하준원·제작 팔레트픽처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현장에 하준원 감독,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함께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조진웅)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다.
이날 하준원 감독은 캐스팅 배경에 대해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이걸 구현해주시는 배우분들을 보면서 이게 저의 첫 데뷔작이라 더더욱 감흥이 컸다"며 "아무래도 오랫동안 쓴 시나리오고, 이 작품 글자 하나하나가 연기로 구현됐을 때 제가 느낀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모든 장면에서 굉장히 감동받았다. 어느 한 장면을 꼽기 힘들었다. 저에겐 아주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하준원 감독은 연출 과정에 대해선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을 대중에게 쉽고, 호흡에 맞춰 전달할지 후반 작업의 키포인트였다"며 "저도 연출은 첫 작품이지만, 계속해서 영화 작업을 하던 시기에 비해 관객 트렌드나 흐름이 너무 많이 바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반부 편집, 음악 감독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요즘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데드맨'으로 첫 연출에 도전한 하준원 감독은 "연출 주안점은 제가 하고자 하는 테마를 어떻게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가 였다. 아쉬움은 데뷔작에 있어서 실수투성이라는 점이다. 많은 스태프와 베테랑 배우들의 도움으로 한컷, 한컷을 만들었는데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후반부 작업이 코로나19로 길어져서 편집을 굉장히 오래,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아쉬움도 남지만 최선을 다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만재 역의 조진웅은 작품 첫 인상에 대해 "대본을 읽고 잘 쓰인 이정표 같다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감독님이 집필하시기 전에 관련 소재에 대해 취재를 5년 했다더라. 그 치밀함이 담겨 있었다"며 "신인 감독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요즘엔 현장 파트들의 모습이 다 훌륭하다. 감독이 작품에 가진 진정성과 에너지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심여사 역의 김희애는 "책이 너무 재밌었다. 후루룩 읽었다. 첫 번째도 대본, 두 번째도 대본이었다. 솔직히 이런 전문 용어나 경제 용어가 나오는데 너무 머리 아프더라"며 "사실 요즘 작품을 볼 때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잘 되는구나 싶고, 어두운 음악이 나오면 안 되는 구나 싶다. 요즘엔 재밌으면 n차 관람하시지 않냐. 저희 영화는 두 세번 보시면 놓친 부분을 보시지 않을까 감히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이날 완성본을 처음 감상했다는 김희애는 "연기하는 순간엔 '김희애'를 놓고, 심 여사로 하지 않냐. 저도 사람인지라 각자 녹음된 자기 음성을 들으면 이상하지 않냐. 저도 제가 연기한 걸 처음 봤는데 새롭기도 하다. 배우로서 행복하면서도 김희애로선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이렇게 오랫동안 작업을 해봐도 아직 모니터링을 잘 못한다. 너무 민망하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 좀 민망하다. 김희애에게 공감한다"며 "그렇지만 현장에선 저를 이만재로 던져놓으면 날것의 모습이 나오지 않냐. 그것이 저의 주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준원 감독은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자신의 이름값이다. 그건 책임에 대한 문제다. 그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어서 '바지사장'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다"며 "이름에 관련된 직업이고, 이름을 파는 사람이다보니 정경유착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하 감독은 "개인에서부터 자본, 권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모두 이름값을 하고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마음 속에 갖고 있었다"며 "그 고민들이 계속 제 안에 있었다. 이걸 상업영화로 풀어봤을 때 어떻게 풀어냈을지에 대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 감독은 "제가 9, 10년 정도 품었던 이야기다. 아주 오래된 생각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최근 특정 사건과 인물에 대해선 정말 무관하다. 혹시 기시감이 든다고 하면 한국사회, 정치에 대한 흐름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데드맨'은 2월 7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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