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하나… 유가족의 애끓는 ‘오체투지’[현장 화보]

정효진 기자 2024. 1. 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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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유가족의 이마에 검게 아스팔트 자국이 남아 있다. 정효진 기자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경로를 검색하면 24분이 걸린다고 뜬다. 차를 타면 5분이면 간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29일 약 1.5km의 거리를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체투지로 갔다. 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를 땅에 닿도록 완전히 엎드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9일 오체투지를 하기 전 서로 방진복과 조끼 등을 입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29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기 전 유가족들과 시민 등이 방진복을 입고 준비하고 있다.

오체투지 시작 전 유가족들은 “OO 엄마 이리와”, “OO 아빠 이거 입어”하며 서로를 누구의 엄마·아빠로 부르며 챙겼다. 방진복을 입고, 무릎 보호대를 차고, 목장갑을 꼈다. 두꺼운 양말을 다시 신고 조끼의 매듭을 꽉 묶었다.

유가족 70명과 종교인·시민 등 총 100여 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다음날인 30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 재의요구안이 안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확률도 높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종교인, 시민들은 이태원 특별법 공포를 위해 그동안 수없이 걷고 절하고 엎드렸던 길에 다시 올랐다.

오체투지 시작 전 기자회견에서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하늘의 별이 될 수밖에 없었던 외롭고 서글픈 159개 청춘의 별들이여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라며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아이들의 죽음에 어떤 의혹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29일 오체투지를 하기 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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