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막대기 하나로 급제동”…아찔한 무허가 운전 연수

김현주 2024. 1. 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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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운전 연수'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와 게시글이 줄줄이 소개됩니다.

실제 연수 비용을 비교해봤더니 불법 업체의 운전 연수 비용은 10시간을 기준으로 20만 원대 후반~30만 원대 초반으로 형성된 반면, 등록 업체의 연수 비용은 50만 원대~60만 원대 후반으로 형성돼 있어 약 2배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등록 업체에서 운전 연수를 받을 때는 보조석에 브레이크가 달린 학원 차량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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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운전 연수' 활개…키워드 검색만 해도 줄줄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운전 연수'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와 게시글이 줄줄이 소개됩니다.
'자차 연수 가능', '저렴하다', '간편하다', '직접 해봤다' 등의 수식어를 달고 운영중인 이 업체들. 알고 보니 대부분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업체였습니다.

이런 업체들이 흥하는 이유는 바로 비용 때문입니다. 실제 연수 비용을 비교해봤더니 불법 업체의 운전 연수 비용은 10시간을 기준으로 20만 원대 후반~30만 원대 초반으로 형성된 반면, 등록 업체의 연수 비용은 50만 원대~60만 원대 후반으로 형성돼 있어 약 2배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쇠막대기' 하나에 기댄 아찔한 연수

불법 운전 연수의 가장 큰 문제는 위험하다는 겁니다. 등록 업체에서 운전 연수를 받을 때는 보조석에 브레이크가 달린 학원 차량을 사용합니다. 운전자가 당황해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거나 액셀을 밟을 경우 조수석에 앉은 강사가 안전하게 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불법 업체들은 일반 차량을 활용합니다. 대개 운전 연수를 받는 사람의 차량을 이용하는데 당연히 조수석 브레이크가 없고, 불법 업체가 제공하는 차량도 강사 소유 차량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안전 장치는 '운전 연수봉'이라는 쇠막대기 하나가 전부입니다.

이같은 연수 중 사고가 나면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지만 불법 업체는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운전 연수봉'은 한쪽 끝은 운전석 브레이크에 임시로 설치할 수 있게 고리 형태로, 반대쪽 끝은 조수석에서 잡을 수 있게 손잡이 형태로 만든 쇠막대기입니다. 조수석 발판에 설치된 브레이크에 비해 미끄럽고,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KBS가 도로교통공단 전북운전면허시험장의 협조를 받아 실험을 해봤습니다. 시속 약 40km의 속도로 달리다가 같은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작동했더니 '조수석 브레이크'는 4m가량 미끄러졌지만 '운전 연수봉'은 8m가량으로 제동 거리가 2배 정도 더 길었습니다.


■"'운전 연수봉'은 불법 아니라고?"…경찰, 특별 단속 계획 수립 중

'운전 연수봉' 사용 자체가 무조건 불법인 건 아닙니다. 실제로 유명 쇼핑몰이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지인이나 가족에게 운전 연수를 받을 때는 연수봉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면허를 딴 지 2년이 지난 경우, 금전 거래 없이 연수를 받을 때 '운전 연수봉'을 쓰더라도 불법이 아닙니다.

불법 업체들은 이런 빈틈을 노립니다. 경찰 단속에 걸리더라도 운전자와 지인이나 가족이라고 속여 쉽사리 법망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보도 이후 KBS와의 통화에서 "불법 연수 학원이 운영되고 있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고, 불법 운전 연수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 단속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대대적인 집중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쇠막대기 하나에 제동을 맡긴 불법 연수 차량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며 도로 위 질주를 되풀이할지 모를 일입니다.

[연관 기사] 쇠막대기 하나로 급제동…목숨 건 무허가 운전 연수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77114

(촬영기자 : 김동균/ 그래픽 : 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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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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