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마현 '징용 추도비' 철거…시민단체 "역사 조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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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치단체가 20년 전 세워진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추도비를 철거하기로 했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 신문,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29일 철거 공사에 들어간다.
추도비는 2004년 지역 시민단체 중심으로 '군마의 숲' 내에 세워졌는데,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정부의 노무동원계획에 따라 군수공장과 광산 등으로 끌려와 사망한 조선인들을 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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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마현 지사 "규칙 위반이라 철거 결정, 역사 왜곡 아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일본 자치단체가 20년 전 세워진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추도비를 철거하기로 했다. 일본 시민단체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역사에 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려고 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자치단체 측은 '규칙 위반'에 따른 철거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 신문,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29일 철거 공사에 들어간다. 내달 11일까지 철거를 완료할 방침으로, 이때까지 공원은 전면 폐쇄된다. 군마 현은 철거 공사 비용 약 3000만엔은 단체 측에 청구할 방침이다.
추도비는 2004년 지역 시민단체 중심으로 '군마의 숲' 내에 세워졌는데,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정부의 노무동원계획에 따라 군수공장과 광산 등으로 끌려와 사망한 조선인들을 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다.
당시 현 의회는 그 취지에 만장일치로 찬성했고, 설치 장소도 제공했다.
비에는 일본이 조선인에 대해 큰 손해와 고통을 입힌 역사적 사실을 기억에 새겨야 하며,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상호 이해와 우호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추도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2014년이다. 일본 우익 세력은 2012년 이곳을 추도하는 모임에서 '강제 연행'과 같은 발언이 나왔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군마현은 이에 추도비 설치 허가를 내주면서 '정치적 행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는데, 시민단체가 그 조건을 어겼다고 보고 2014년 연장 설치를 불허했다.
이후 군마현의 처분이 적법한지에 대한 재판도 이어졌지만 2022년 6월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군마현의 승소가 확정됐다. 군마현은 시민단체에 철거 요청을 했으나 시민단체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행정 대집행'으로 철거가 진행되게 됐다.
철거를 위해 공원이 28일 저녁부터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당일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의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이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때 한편에선 보수단체로 추정되는 이들 10여 명이 선전차 등을 통해 이 모임에 항의를 하고 나섰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경찰들이 투입됐다.
도쿄 거주 여성 예술가 2명이 철거 중단을 요구하는 요청서와 SNS에서 모은 4317명의 서명을 자치단체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행정 대집행'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시민의 표현의 자유에 압력을 가하고 역사적 사실의 계승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독교단 군마지구도 성명을 통해 "역사에서 일어난 사실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린다"며 철거 철회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야마모토 이치타 군마현 지사는 지난 25일 회견을 통해 "비를 공원에 두는 것이 공익에 어긋나기 때문에 지사로서 결정한 것"이라며 "규칙 위반이기 때문에 철거를 결정한 것이지, 비에 대해 '반일'(反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를 철거하는 것과 역사 인식을 왜곡하는 것은 내 생각에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지이 야스히토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 대표는 "현의 집행은 가해의 역사를 지우려는 행위를 가시화하고 조장하는 것"이라며 "비가 철거되더라도 다음 세대에 비의 정신을 이어가는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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