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ㅎㄱㅎ’ 피고인 측, 판사가 신원 묻자 “직접 내려와 확인하라”
멋대로 퇴정해 25분 만에 파행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ㅎㄱㅎ’ 사건 피고인들의 본(本) 재판이 기소된 지 9개월이 지난 29일 처음 열렸다. 하지만 이날 재판도 시작된 지 25분 만에 파행됐다.
이날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심리로 열린 ‘ㅎㄱㅎ’ 사건 재판에는 피고인들이 기소 9개월 만에 처음 법정에 나왔다. 그동안 재판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기 위해 준비 기일이 네 차례 열렸지만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었다.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피고인들은 재판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이름, 직업 등을 묻는 인정 신문을 하자 피고인 3명은 모두 진술을 거부했다. 특히 재판부가 암 투병 중이라는 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일어서달라고 하자, 변호인은 “(피고인은) 환자다. 판사님이 와서 직접 신분증을 확인하라”고도 했다. 결국 검찰이 피고인들의 신분을 대신 확인해줬다.
이후에도 실랑이는 이어졌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공판조서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변호인은 계속 이의 신청을 했다. 재판부가 재차 거부하자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은 임의로 퇴정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25분 만이었다.
앞서 ‘ㅎㄱㅎ’ 사건 피고인들은 작년 4월 24일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나오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자 항고, 재항고를 거듭하며 재판을 지연시켰다. 이 신청에 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진 본 재판을 열 수 없다. 대법원이 작년 11월 20일 최종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그간 유무죄를 가리는 정식 공판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대법원 결정이 나온 뒤에도 2개월 만에야 첫 재판을 진행한 것이다.
그 사이 구속됐던 피고인들은 작년 9월 19일 법원의 직권 보석(保釋) 결정으로 모두 풀려났다. 보석 결정을 받은 피고인들이 ‘보석 조건 중 전자 팔찌 부착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재판부는 이를 면제해줬다. 또 작년 11월 피고인 중 한 명이 ‘신혼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하자 재판부는 주거지 제한 조치도 일시 해제해줬다. 이 사건 재판장인 진재경(사법연수원 36기)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회원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작년 4월 5일 암 투병 중이라는 ‘ㅎㄱㅎ’ 총책 강모(54)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조직원 고모(54)씨와 박모(49)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7년 7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을 받아 국내로 돌아온 뒤 2022년 9월 ‘ㅎㄱㅎ’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벌인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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