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안 하고 먹어" 법정 선 40대…편의점 CCTV 본 재판부 "무죄"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편의점에서 결제 안 한 채로 라면과 김밥을 먹고 점주와 실랑이 벌인 혐의로 법정에 선 4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오명희)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27일 밤 10시7분쯤 대전 중구의 한 편의점에서 결제하지 않고 테이블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었다. 이를 본 점주 B씨(41)가 결제 후 먹어야 한다고 하자 "내가 누군지 아냐"며 욕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시 A씨가 욕설하며 자기 휴대전화로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치고 B씨에게 접근해 "사과하라"며 약 8분간 소란을 피운 뒤 다시 찾아가 머무르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기소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결제하지 않은 채 라면과 김밥을 먹은 장면이 있고 결제하지 않은 점을 지적받자 신용카드처럼 보이는 물건을 건네려고 했지만 이를 B씨가 받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편의점 카운터로 이동해 신용카드처럼 보이는 물건을 꺼내 결제를 요구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으나 B씨나 편의점 점원이 카운터로 이동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의 행동을 지적한 뒤 경찰 출동까지 8분이 걸렸다"라며 "실질적으로 실랑이나 소란이 있던 것은 약 5분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피해자나 종업원, 손님에게 특별한 유형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A씨가 경찰을 통해 결제 의사를 밝혔음에도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고 무전취식으로 접수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위력을 행사해 영업을 방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