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할 차례라 했더니 이게 무슨 일”···대혼란의 KIA, 타 구단들도 안타까운 한숨

김은진 기자 2024. 1. 29. 16: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국 KIA 감독. 2023.9,6.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28일 KIA의 김종국 감독에 대한 직무정지 발표에 한 구단 단장은 “깜짝 놀랐다. 우승할 차례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한숨을 쉬었다. 타 구단의 일이지만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KBO리그 일원으로서 KIA에 닥친 상황을 매우 안타까워 했다.

시즌 직전 이런 사태를 맞이한 KIA 구단의 당황스러운 상황에 공감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의 큰 안타까움은 전력이 이렇게 좋은 시즌에 악재를 맞았다는 데서 나온다. 또 다른 구단 단장 역시 “우리가 돌려본 시뮬레이션 결과로는 올해 KIA가 우승이다. 올해가 좋은 기회일텐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KIA는 올시즌 예상 강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22년 5위를 했고 지난해에는 6위에 머물러 가을야구에 가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우승에 도전할만한 후보라 불린다.

지난해 첫 3할을 친 박찬호를 비롯해 오랜 시간 기대주로 꼽히던 선수들이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김도영·최원준을 더한 기동력과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에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3할을 친 이우성까지 더해진 장타력까지 타선이 완성도 높은 균형을 이뤘다는 점이 가장 높이 평가받고 있다. 양현종 혼자 버티던 국내 선발진에 4년차 이의리와 2년차 윤영철이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4~5선발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최지민이 성장하고 전상현, 이준영 등이 안정돼 있는 불펜도 기대를 받는다.

KIA가 우승권 도전 전력이라는 전망이 외부 평가만은 아니다. 내부에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차 있다. 베테랑 최형우는 “내가 (KIA에) 왔을 때부터 커야 되는데 못 크고 있던 타자들이 작년 기점으로 거의 다 성장했다”며 “그동안 상위권을 목표라 했는데 올해는 그냥 상위권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스토브리그의 노력은 그 평가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년 연속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고전했던 KIA는 올해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완료했다. 풀타임 빅리거 출신 윌 크로우와 현역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던 제임스 네일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더는 외인 투수 영입에 실패하지 않고자 공들인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LG에서 방출된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까지 영입하면서 KIA는 약점인 내야 백업까지도 보강했다. 우승이 목표라고 스스로 공언하지는 않지만 내실을 갖춘 강팀 후보로 부상한 채 시즌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사령탑 없이 스프링캠프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악재다. 진위를 아직 알 수 없지만 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엮였다는 것 자체만으로 팀 분위기는 한없이 떨어진다.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코치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지만 갑자기 사령관을 잃은 코치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29일 호주로 출국하는 진갑용 수석코치와 코치들의 부담이 매우 크다. 이에 심재학 단장이 이날 출국 전 코치들을 독려하기 위해 급히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KIA는 지난 시즌에도 개막 직전에 단장이 불미스럽게 해임되는 사태를 경험했다. 이후 한동안 수습되지 않는 분위기에 고전했고,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 등 악재가 이어질 때마다 돌아보면 시작이었던 ‘그 사건’이 거론되기도 했다.

선수단은 일단 도전을 위해 출발했다. 올시즌 결과는 아홉달 뒤에나 나온다. KIA가 가을에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올해도 KIA는 상상 못했던 악재 속에 어수선함을 안고 대장정을 시작하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