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가계 빚 코로나19 이전 상회…비은행권 높아
소득·신용 상황 열악한 차주 비중 타 지역보다 높아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광주·전남지역 가계부채 규모가 2022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이 29일 내놓은 '광주·전남지역 가계부채 현황과 잠재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9월)말 가계부채 규모는 광주 46.0조원, 전남 41조6000억원 등 총 87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점을 찍었던 2021년말(94조3000억원) 대비 7.1% 하락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81조4000억원)보다는 여전히 7.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Loan to Income ratio)은 광주 220.2%, 전남은 194.0%로 2019년말 수준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론 광주와 전남 모두 청년층의 LTI가 타 연령층과 비교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청년층의 비중이, 전남은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득 구간별로는 코로나19 기간 저소득층 차주(돈을 빌려쓴 사람)를 중심으로 상승했다가 2022년 이후엔 중·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하락해 저소득층의 LTI 개선 흐름이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광주와 전남은 타 지역에 비해 비은행권 부채가 높은 편이며 이 중에서도 기타금융권 비중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과 신용 상황이 열악한 차주의 비중이 타 지역보다 다소 높은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중·저소득층이면서 중·저신용인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3분기에 광주는 13.3%, 전남은 16.7%로 각각 5대 광역시 평균(11.9%), 8개 도 평균(15.2%)보다 높았다.
금융기관별론 비은행예금 취급 기관에서 차입한 가계부채에서 중·저소득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이후 광주는 하락했지만 전남은 상승했다.
광주는 2021년 44.7%에서 2023년 3분기 43.4%로 감소했지만 전남은 같은 기간 51.0%에서 52.2%로 증가했다.
또 2021년말 대비 2023년 3분기 중·저소득 차주의 가계부채 비중은 광주에서 1.3%포인트 하락한 반면 전남에선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비은행예금 취급기관 차입 가계부채의 차주 소득 구성비가 광주는 개선됐고 전남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무 상환 부담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차주의 소득 대비 LTI는 2022년 들어 가계부채 규모가 축소되면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는 2021년말 227.7%에서 2023년 3분기말 220.2%로 하락했고, 전남도 209.9%에서 194.0%로 감소했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 모두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수준(광주 208.3%·전남 187.7%)보다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지역 취약차주 가계부채 비중은 금융기관별로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높았다.
2023년 3분기말 현재 저축은행의 취약 차주 가계부채 비중은 광주 28.0%, 전남 22.9%로 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타 지역과 비교하면 광주는 5대 광역시 평균(25.0%)보다 높았으며 전남은 8개 도 평균(24.4%)보다 낮았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고금리 업권인 신용카드사, 리스사, 할부금융사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광주와 전남지역 가계부채 연체율은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이 본격화된 2022년 이후부터 상승했다.
광주는 2020~2021년 0.67% 수준의 연체율을 유지했지만 2022년말에는 0.90%까지 상승한 후 소폭 하락해 2023년 3분기말 기준 0.87%를 기록했다.
전남은 2021년말 0.72%에서 2023년 3분기 현재 1.12%까지 상승했다. 2022년 들어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데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의 연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 '금융안정보고서'(2023.12)에 따르면 2009~2019년 전국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 장기 평균 1.43%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은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주의 소득·신용 여건이 열악하고 전반적으로 고금리 업권으로 향후 금리 추이에 따라 부채 상환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자체·금융당국은 이들 업권을 대상으로 연체율뿐 아니라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를 확대해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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