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명문 클럽 '레알인가, 맨시티인가'... 수익-가치-성적 '난형난제'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정확한 대답을 내놓기 쉽지 않다. 특정 팀을 응원하는 열혈팬이라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여러 단체나 업체, 축구 관련 사이트에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순위를 제공하기도 한다. 최고 부자·최고 가치의 구단, 명문 클럽, 최강 팀 등 산정하는 범위나 초점에 따라 매체마다 다른 결과물을 내놓는다. 상당한 교집합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생뚱맞은 순위도 비일비재하다.
# 최고 수익 축구클럽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지난 25일(한국시간) '2022~2023시즌 풋볼 머니 리그' 조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축구클럽' 순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시즌 8억 3140만 유로(약 1조 2075억원)를 벌어들여 최고 수익을 낸 구단이었다. 2021~2022시즌보다 1억 1800만 유로의 수입이 증가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최고 수익 클럽으로 자리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이어 2위였다. 앞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던 맨시티는 8억 2590만 유로(약 1조 1995억원)로 한 계단 떨어진 2위에 자리했다. 3위는 한국의 '황금 재능' 이강인의 소속팀인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의 8억 180만 유로였다. 직전 조사 때의 5위(6억 5400만 유로)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그 뒤로 레알 마드리드의 라리가 라이벌 구단인 FC바르셀로나가 8억 10만 유로,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7억 4580만 유로로 4,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한국 수비의 핵 김민재의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7억 4400만 유로)은 6위였다. 이어 7~10위는 모두 EPL 팀이다. 리버풀(6억 8290만 유로)이 7위, 한국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6억 3150만 유로)이 8위, 첼시(5억 8940만 유로)가 9위, 아스널(5억 3260만 유로)이 10위 순이었다. '톱 10' 가운데 EPL 소속이 6개 구단으로 가장 많았다. 또 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이강인, 김민재, 손흥민의 소속팀이 나란히 '톱10'에 들어 눈길을 끌었다.
'최고 수익 구단'이 있는가 하면, '최고 가치 구단'도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출판·미디어 업체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최고 가치 축구단' 순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포브스가 지난해 5월 내놓은 순위를 보면, 레알 마드리드가 여기서도 60억 7000만 달러(약 8조 1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맨유(60억 달러), 바르셀로나(55억 1000만 달러), 리버풀(52억 9000만 달러), 맨시티(49억 9000만 달러), 바이에른 뮌헨(48억 6000만 달러), PSG(42억 1000만 달러), 첼시(31만 달러), 토트넘(28억 달러), 아스널(22억 8000만 달러) 순으로 '톱10'에 들었다.
딜로이트의 '최고 수입 축구클럽'과 포브스의 '최고 가치 축구클럽'의 '톱10' 구단이 같다. 모두 1위를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 이후 2위부터 순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럽 최고의 리그인 EPL을 중심으로 모두 유럽 축구클럽들이다. 포브스의 '최고 가치 구단'에서 30위 안에 든 유럽 외 대륙(또는 국가)의 축구클럽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7개 구단뿐이다.
'최고 가치 구단' 11위부터 30위까지 축구 구단명(리그)을 쭉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1위 유벤투스(이탈리아), 1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13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14위 AC밀란(이탈리아), 15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 16위 인터밀란(이탈리아), 17위 LAFC, 18위 LA 갤럭시, 19위 애틀랜타 유나이티드FC(이상 미국), 20위 크리스탈 팰리스(잉글랜드), 21위 뉴욕시티FC(미국), 22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23위 레스터 시티, 24위 아스톤 빌라, 25위 에버턴(이상 잉글랜드), 26위 올림피크 리옹(프랑스), 27위 AS로마(이탈리아), 28위 D.C.유나이티드, 29위 토론토FC, 30위 오스틴FC(이상 미국)이다.
명문 축구클럽을 가릴 때, 구단의 수입이나 가치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무엇보다 성적이 중요하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대거 모여 있는 유럽의 각국 리그 상위팀들을 살펴보면 '최고 성적 축구클럽'도 찾을 수 있다. 유럽의 강호들이 집결해 대결을 펼치는 경연장이 바로 '유럽 클럽대항전'이다. 그 최고 무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이고, 그 아래로 유로파리그(UEL),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가 있다. 여기서 거둔 성적을 토대로 매긴 축구클럽 순위를 UEFA 홈페이지에서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최근 5시즌 동안의 유럽 클럽대항전 성적을 기반으로 산출한 UEFA 클럽 계수(Club coefficients)에 따른 유럽 축구클럽의 순위다. 시드 배정과 각 리그의 출전권 배분 등의 잣대로 삼는 수치다.
1위는 2022~2023시즌 UCL 챔피언에 오르며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141점)다. 이어 바이에른 뮌헨(136점), 레알 마드리드(123점), PSG(108점), 리버풀(107점), 인터밀란(99점), 라이프치히(96점, 독일), 첼시(96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92점), AS로마(91점)가 '톱10'에 올라 있다.
그 뒤로 도르트문트(85점), 바르셀로나(85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84점), 세비야(84점), 비야레알(80점, 이상 스페인), 유벤투스(80점), 나폴리(79점, 이상 이탈리아), 레버쿠젠(78점, 독일), FC포르투(75점), 벤피카(72점, 이상 포르투갈)가 11~20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의 토트넘(54점)은 30위, 홍현석의 AAA헨트(45점, 벨기에)는 43위, 황인범의 츠르베나 즈베즈다(40점, 세르비아)는 48위, 오현규 양현준의 셀틱(32점, 스코틀랜드)은 57위, 황희찬의 울버햄튼(16점, 잉글랜드)은 85위다.
여기서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남미 대륙의 축구 클럽들은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가졌을까. 전세계 축구클럽을 모두 아우르는 세계 랭킹은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지난 1월 20일 발표한 '남자 축구클럽 세계 랭킹 20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성적을 토대로 한 순위다.
7위는 남미축구연맹(COMEBOL) 클럽 챔피언인 브라질의 플루미넨시(233점)다. 플루미센시는 2023년의 끝자락인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3 클럽월드컵 결승에 진출, 유럽 챔피언 맨시티에 0-4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집트의 알 아흘리가 3위에 올랐다.
8위 피오렌티나(227.5점, 이탈리아)에 이어 다시 9위에 브라질의 팔메이라스(226점)가 올라 있다. 10위는 FC포르투다. 브라질의 포르탈레자EC(11위, 219.5점)와 플라멩고(13위, 216점), 상파울루(공동 17위, 204점), 인터나시오날(공동 22위, 192점)은 10위권 밖에 자리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에스투디안테스 라플라타(190.5점)의 25위가 가장 높은 순위다.
IFFHS 세계 축구클럽 랭킹 '톱100'에는 대륙별로 유럽이 62개 팀(18개국)으로 가장 많고 남미 27개(6개국), 아프리카 7개(5개국), 아시아 3개(3개국), 북중미 1개 클럽 순이다. 나라별로는 브라질이 11개 팀으로 최다이다.
박정욱 기자 st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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