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진료비가 동네의원보다 싸다고?…"수가역전 해소돼야"

박미주 기자 2024. 1. 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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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의원급 진료비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병원과 의원 간 수가 역전현상이 상급종합병원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고 의원 개원을 부추겨 필수의료 역할을 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인력 이탈을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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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뇌MRI 검사·판독 수가, 상급종합병원 26만4320원 < 의원 27만200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의원급 진료비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의사들의 '의원 개원 러시'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필수의료를 약화시키는 데 일조한다는 점이다. 병원과 의원 간 진료수가 역전현상이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의 환산지수는 79.7원으로 의원(92.1원)보다 낮다. 환산지수는 매년 보건직능 단체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체결하는 수가계약으로 요양급여의 각 항목(행위)별 상대가치점수당 단가(원)를 의미한다.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요양급여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 결정된다.

당초 병원과 의원의 환산지수는 2008년만 하더라도 각각 62.2원, 62.1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이후부터 매년(2024년 제외) 병원의 진료량이 더 많다는 이유로 의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을 더 높이 책정해왔고 이런 게 누적이 되면서 병원과 의원 간 환산지수 격차가 벌어지고 진료수가 역전현상도 나타나게 됐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에 추가로 붙이는 종별가산을 적용하더라도 2021년부터는 의원의 환산지수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게 바뀌었다.

이에 같은 검사를 해도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진료수가가 의원급보다 낮은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상부소화관 내시경검사를 할 때 의원의 진료수가는 6만8550원이지만 병원은 이보다 6650원 낮은 6만1900원의 진료수가를 받는다. 상급종합병원의 수가는 의원보다 1490원 낮은 6만7060원이다.

똑같이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찍고 판독을 해도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는 진료수가는 27만200원인 반면 상급병원이 받는 수가는 의원 대비 5880원 낮은 26만4320원에 불과하다. 일반병원의 진료수가는 의원보다 2만6210원 낮은 24만3990원이다. 올해는 병원과 의원의 환산지수가 각각 81.2원, 93.6원으로 전년보다 1.9%, 1.6% 인상됐는데 그래도 수가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건 그대로라는 게 병원협회 설명이다.

이런 수가 역전현상은 상식적이지 않을뿐더러 필수의료 기반을 약화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병원과 의원 간 수가 역전현상이 상급종합병원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고 의원 개원을 부추겨 필수의료 역할을 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인력 이탈을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수가 역전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종별가산율을 포함하고도 의원급의 진료비가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은 건 비정상적"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산지수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현재 6000여개의 행위에 대해 진료수가를 산정하는데 행위별 수가의 높낮이를 맞춰서 과보상되는 것은 더 높이지 말고 저보상되는 것을 더 높여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의료기관 간 수가 역전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환산지수로 통칭되는 숫자를 일원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진찰료와 입원료가 원가 대비 많이 낮고 2001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손질이 안 돼 왔다"며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역전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환산지수 계약 방법을 개선해 수가 역전 같은 문제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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