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학부모 단톡방’ 대학까지 성행

이우중 2024. 1.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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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한 자녀를 보유해 교육열이 높아진 중국에서 '학부모 단체대화방'을 이용한 자녀 학교생활 관리가 대학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상하이재경대학 2학년생은 1학년 1학기 시작 전부터 학교 측이 개설한 학부모 단체대화방이 활성화된 것을 알게 됐다.

중국농업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한 학부모는 단체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해 방 주인의 심사를 거쳐야 했는데, 수용인원이 거의 들어차 대기번호가 발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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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한 자녀를 보유해 교육열이 높아진 중국에서 ‘학부모 단체대화방’을 이용한 자녀 학교생활 관리가 대학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학에도 학부모 대화방이 있다’는 주제가 관심을 끌었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학부모 단체대화방이 성인 자녀가 다니는 대학에도 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실제로 이런 대화방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단체대화방은 단과대학 관리교사가 개설한 대화방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대화방으로 나뉜다. 교사가 개설한 대화방은 학교 공지사항과 성적등을 공유하는 게 주된 목적이고 학부모와 소통은 부가적으로 이뤄진다. 반면 학부모 대화방은 학과 내 반별로도 세부적으로 나뉘어 개설돼 학부모끼리 자녀의 학업과 생활 정보를 공유한다.

한 상하이재경대학 2학년생은 1학년 1학기 시작 전부터 학교 측이 개설한 학부모 단체대화방이 활성화된 것을 알게 됐다. 이 대화방에는 신입생 200여명과 학부모 300여명이 들어가 있었다. 학교에서 학과 관련 대회 공지나 장학금 명단 등 정보를 단체대화방에 올리자 성적에 관심이 많은 그의 아버지는 “너는 왜 높은 등급의 장학금을 받지 못하느냐”, “우수한 친구와 잘 지내야 한다”는 등의 연락을 해왔다.

헤이룽장성의 한 대학에서 30년 가까이 관리교사로 일한 린훙은 최근 몇 년 새 자신이 학부모 단체대화방 안에서 ‘인공지능(AI) 봇’이 된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단체대화방이 공고란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답을 해주게 됐기 때문이다. 군사훈련 일정을 묻는 사람부터 기숙사 침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전송해달라는 사람까지 민원은 다양했다. 매 학기 수업 시간표를 보내달라고 하다가 자녀가 학업에 뜻이 없다고 느끼자 공무원 시험 등의 요건이 무엇인지 물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끼리 만든 단체대화방은 가입도 까다롭다. 중국농업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한 학부모는 단체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해 방 주인의 심사를 거쳐야 했는데, 수용인원이 거의 들어차 대기번호가 발급됐다. 이런 자발적 대화방에서는 자녀의 전공 변경 방법이나 졸업 후 호적 변경 방법 등에 관한 정보는 물론, 자녀의 연애 문제를 공유하는 학부모도 찾아볼 수 있다. 대화방에서는 학번이나 석차, 졸업 후 진로 등 학생 개인정보가 그득한 문서 역시 돌아다닌다.

쉬란 샤먼대 고등교육발전연구센터 교수는 “지금 대학생의 학부모들은 고등교육의 수혜자인 경우가 많아 자녀가 자신의 과거 성공 경험을 재현하기를 기대하거나 다음 세대의 교육에 발언권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요즘의 학부모가 단체대화방에 들어가는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며 “바로 자녀가 ‘자원 쟁탈’에서 기선을 잡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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