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덕에 … 폰 하나로 공장안전 관리하죠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1.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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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서신식품 대표
야간·휴일 비상상황 대응 안돼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에 SOS
원격 제어·실시간 조치도 가능
AI 접목해 품질 잡고 원가 줄여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해 식품업계를 선도하고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서신식품(대표 이승재)은 1991년 설립 이래 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 두부를 생산해 고객의 입맛과 건강을 사로잡고 있다. 서신식품은 상생, 가치, 정도 등 세 가지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원재료인 대두만 100% 사용해 화학 재료를 첨가하지 않은 고품질 두부를 만든다.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또 지역 내 취약계층에 자사 생산품을 기부해 지역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음성군 군정발전 유공의 날에 표창을 수상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힘을 쏟고 있다.

설립 당시 서신식품은 가내수공업을 기반으로 했다. 이승재 대표는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전통 제조 방식의 건강식 두부를 널리 전파하겠다는 일념으로 대량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글로벌 식품 안전 경영 시스템인 'FSSC22000' 인증을 비롯해 공장 설비와 관련된 특허기술을 매년 획득하는 등 기업 공정이 개선됐다.

어느덧 서신식품은 시장 흐름과 소비자 요구에 맞춰 부침, 찌개, 검은깨, 슬라이스 등 다양한 종류의 두부를 개발해 풀무원에 납품하는 등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해 두부 품질을 결정하는 원재료를 선별하면서 소비자와 거래처로부터 제품 신뢰도를 높여 호평을 받는다. 서신식품의 주력 제품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지금의 서신식품이 있기까지 큰 변화가 있었다. 2019년 직원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스마트 공장 도입'이라는 대안을 찾았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참여해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스마트공장 도입에 첫발을 뗐다. 그 덕분에 외부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추고 2022년 충북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 구축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신식품은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제품 생산성 제고와 품질 개선을 위해 순차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일례로 야간이나 휴일 중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치 시간이 지연돼 피해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스마트공장 전문인력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특히 서신식품의 사업 내용과 스마트공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부 인력을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지원제도를 물색하던 중 그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스마트공장 재직자 장기심화과정'을 알게 돼 연수교육을 신청했다.

조한교 중진공 인력성장이사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재직자 장기심화과정은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원활한 운영과 고도화를 추진할 현장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다. 총 160시간(3개월)에 달하는 이론·실습 교육을 하고, 스마트공장 전문가가 현장에 방문해 문제점을 발굴·개선하는 기업 현장 개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강점이다. 또 2020년 과정 운영 시기부터 현재까지 전문가 1500여 명을 배출하는 등 중소기업 현장의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공급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서신식품은 스마트공장 재직자 장기심화과정에 참여해 원격 감시 시스템인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도입을 통한 생산공정의 자동화 모니터링·제어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생산 담당자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공정 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장애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공장 내 28개 설비 운전 모니터링, 설비·탱크 운전 조건, 생산 순서를 재설정하는 등 습득한 지식을 적용해 현장 설비 가동률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휴일 수작업 공수를 9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둬 지난해 스마트공장 재직자 장기심화과정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서신식품은 중진공 스마트공장 재직자 장기심화과정에 참여한 후에도 공장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품질 예측 및 자동 제어 등 시스템을 고도화해 유연한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공장 설비를 도입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중진공 연수 과정을 통해 스마트공장의 중요성 등에 관한 인식이 개선됐고 매년 직원들을 스마트 제조혁신 전문가로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통한 기술 혁신과 활용으로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스마트공장 시스템의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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