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전쟁' 숏폼 창작자 판 커졌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SNS를 통해 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인 '숏폼'이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숏폼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숏폼 영상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시장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경제)' 역시 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세계 숏폼 시장 규모는 약 52조원(400억달러)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0%에 달할 전망이다. 숏폼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덕에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되는 데다 영상 길이가 짧아 제작 비용이 기존에 비해 크게 줄자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편의점과 콘텐츠를 합친 '편텐츠'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숏폼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용 중이다. CU가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제작한 웹 드라마 시리즈 '편의점 고인물'과 '편의점 베짱이'는 누적 조회 수 3억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CU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그려낸 쇼츠 드라마는 지난해 10월 11일 열린 '2023 유튜브 웍스 어워즈'에서 최고 작품상인 그랑프리를 포함해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의 웹 예능 시리즈 '7CM(칠센치)'는 아이돌그룹 '데이식스(DAY6)' 멤버 '영케이(Young K)'와 '뚱시경'으로 불리는 유튜버 나선욱이 세븐일레븐 CM송을 제작해나가는 과정을 담아 누적 조회 수 600만회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은 이와 연계해 고객이 참여하는 CM송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도 숏폼 마케팅을 필수로 진행하고 있다. 리뷰,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숏폼 광고뿐 아니라 11세, 22세, 33세 소비자가 직접 출연하는 숏폼 콘텐츠 '십일의차이'를 연재해 관심을 모았다. 열한 살 차이가 나는 출연자가 서로 퀴즈를 내고 맞히는 형식의 콘텐츠로 입점 제품의 이름을 알렸다.
무신사의 '숏TV'는 30초 내외의 영상으로 패션에 특화된 크리에이터인 '무신사 크루'가 출연해 코디 제안을 하거나 연출 팁을 공유하며 입점 브랜드의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다. 티몬 역시 라이브커머스와 미디어커머스를 접목한 '티몬플레이'를 통해 생활 정보, 흥미 위주의 숏폼 콘텐츠를 강화해 '발견형 쇼핑'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숏폼을 접목한 홍보·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기존의 공식을 넘어서서 일반 개인들의 창작물을 '발굴'해 활용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일반인들이 만든 쇼츠를 기업들이 합당한 보상을 주고 구매해 본인들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개인 크리에이터를 연계해주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숏폼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닷슬래시대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개인이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하면 필요한 기업이 브랜딩에 활용할 숏폼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닷슬래시대시는 앞서 지난해 7~8월 이니스프리 리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해 플랫폼 내에서 브랜드 키워드에 맞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2300건을 생성했다. 캠페인에 지급된 리워드 총액은 4000만원으로, 이 중 한 사람이 400만원의 리워드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지속가능, 에너제틱, 내추럴'이라는 주제의 영상들 중 유영하는 돌고래나 서핑하는 사람들 등 이 회사가 리워드를 지급하고 선정한 영상들은 소셜미디어와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내 디스플레이 광고로 활용됐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도 누구나 오늘의집 콘텐츠와 판매 상품을 공유하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오늘의집 큐레이터'를 지난해 말 도입했다. 이용자가 공유한 콘텐츠를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수익금의 일부를 리워드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종전까지 팬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공동구매(공구), 협찬과 같은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면서 활성화되어 왔다"며 "하지만 숏폼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인플루언서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반인도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대형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를 후원하는 기능을 선보이거나 플랫폼이 거둔 수익의 일부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러한 흐름에 대응 중이다. 유튜브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을 통해 자격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인스타그램 릴스는 최근 크리에이터가 구독자들에게 구독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 클립도 2024년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블로거와 인플루언서도 클립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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