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특화 편의점, 제조사 '테스트 베드' 역할 할 정도로 인기죠"[fn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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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연 '라면 특화 편의점'은 이름에 걸맞게 온갖 라면을 다 갖춘 라면 천국이다.
여러 특화 편의점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CU가 잘 팔리는 라면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라면을 더 잘 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라면 특화 편의점의 상징적인 공간인 라면 진열대는 '방문 인증용'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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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편의점 CU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연 '라면 특화 편의점'은 이름에 걸맞게 온갖 라면을 다 갖춘 라면 천국이다. 색색깔의 온 세상 라면으로 칸마다 '깔맞춤'한 라면 진열대는 그야말로 라면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여러 특화 편의점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CU가 잘 팔리는 라면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라면을 더 잘 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황보민 가공식품팀 MD는 "외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에 많이 등장하는 '한강에서 라면 끓여 먹기'를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여기서 착안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 라면조리기를 설치하면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라면 특화 편의점을 기획한 황보 MD는 전체 콘셉트부터 라면 진열까지 이 공간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230여가지의 라면 구색을 갖춘 라면 특화 편의점은 전체 70평 매장 가운데라면 특화 공간만 20평이 넘는다. 매장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조리기에,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컵라면 모양 테이블까지 '눈·코·입'을 모두 즐겁게 하는 공간이다. 지금까지 팔아 치운 라면만 2만8000개에 달한다.
라면 특화 편의점의 상징적인 공간인 라면 진열대는 '방문 인증용'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다. 라면을 옆으로 줄 지워 색깔이 또렷하게 드러나게 꾸민 이 공간은 모두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끔 의도한 공간이다. 황보 MD는 "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처럼 라면을 옆으로 세우면 색깔이 확실히 드러난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무엇보다 라면 제조사들에는 더없이 훌륭한 '테스트 베드(Test-bed)'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단순히 이곳에 제품을 진열해서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라면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반응을 살피기에도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편의점에는 납품하지 않는 제조사가 먼저 "제품을 납품하고 싶다"고 손을 내밀 정도다. 황보 MD는 "라면 제조사 직원이 상주하면서 자사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이른바 잘 보이고 잘 나가는 '골든라인'에 진열돼 있는지를 민감하게 볼 정도"라고 말했다.
워낙 홍보 효과가 뛰어난 공간이다 보니 제조사 이름을 새긴 젓가락과 냅킨 보관 통은 모두 제조사들이 먼저 만들어 제공한 것들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컵라면 모양 테이블 역시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
패키지여행 마지막 코스에 들리는 쇼핑센터처럼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관광 명소가 되다 보니,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로 '라면 맛있게 먹는 법', '매운맛 단계' 등을 설명한 다국적 설명서도 구비돼 있다. 파와 고추 토핑을 '얼큰라면 채소' 등의 이름을 붙여 별도로 판매도 하고 있다.
의외로 매출 1등 라면은 부대찌개 라면이다. 황보 MD는 "처음 보는 것들 위주로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이색 라면이 더 잘 팔린다"고 말했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다국적 입맛을 고려해 농심 신라면의 매운맛은 '베리 핫(Very hot)'인 매운맛 4단계로 분류한 세심함도 돋보인다. 모두 황보 MD가 오픈 후 매주 점포를 찾아 살뜰히 챙긴 덕에 새롭게 탄생한 것들이다.
황보 MD는 "제주딱새우 라면처럼 특정 지방에서만 살 수 있는 라면까지 구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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