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툴루즈' 경남, K우주항공 전성시대 이끈다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2024. 1.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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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툴루즈는 유럽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다.

경남 사천이 프랑스 툴루즈 같은 우주항공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툴루즈는 프랑스 파리에서 681㎞나 떨어진 지역임에도 CNES가 설치되고 지역의 정주환경 개선 노력으로 현재 프랑스 제4 도시이자 유럽의 우주항공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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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에 우주항공청 둥지
복합도시 건설단도 구성
생태계 조성 작업 '착착'
경남도는 최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준비단을 구성했다. 누리호 모형이 설치된 경남도청 전경. 경남도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툴루즈는 유럽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다. 에어버스 본사가 위치해 있고 유럽 최대 인공위성 제작사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의 거점이 있다. 또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툴루즈 센터와 항공우주 연구센터(ORENA)가 위치해 있다. 우주 관련 회사 400개가 몰려 있고 여기에서 일하는 인력만 1만2000명에 달한다. 툴루즈는 프랑스 우주 분야 인력의 50%, 유럽 인력의 25%를 보유한 도시로 성장했다. 우주기술 분야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1968년 CNES에 툴루즈 센터가 만들어지면서 프랑스 정부가 직원 1000명을 파리에서 툴루즈로 이주시켰다. 당시 정부는 모든 직원과 가족들이 원하면 1년 거주 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으나 단 한 명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명문 툴루즈대학을 비롯해 풍부한 문화유산 등 정주여건이 갖춰진 아름다운 도시였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이 프랑스 툴루즈 같은 우주항공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최근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되면서다. 그동안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 기능을 한곳에 모으고 국제협력, 우주안보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우주항공청이 설치되는 것이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사천과 툴루즈는 닮은 점이 많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인구 50만명 미만 중소도시라는 점, 우주항공청과 우주항공산업이 집적화됐다는 점이다. 툴루즈는 프랑스 파리에서 681㎞나 떨어진 지역임에도 CNES가 설치되고 지역의 정주환경 개선 노력으로 현재 프랑스 제4 도시이자 유럽의 우주항공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또 툴루즈에는 대표기업인 세계 2위 에어버스가 있고, 사천에는 국내 유일한 항공기 완제기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산학협력이 가능한 대학이 인근에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툴루즈는 4개 종합대학, 10개 공과대학이 있는 대학도시다. 사천은 최근 우주항공·방산 분야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된 경상국립대와 인접해 있어 우주항공산업 육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내 개청할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과 기술 확보를 주도해 전문가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조직은 청장과 차장, 본부장 체계로 구성하고 본부에서 연구개발 및 우주항공산업의 육성·진흥 관련 사업을 총괄한다.

경남도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준비단을 구성했다. 준비단은 경남도 경제부지사(공석으로 산업국장이 대행)를 단장으로 하고 도와 사천시를 포함해 7개 기관 산학연 전문가 등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준비단은 국가가 추진할 정책이나 사업을 미리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고 도와 사천시에서 추진할 사업을 기획·시행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이 설치되는 주변도시는 산업·연구·국제교류·교육·관광 등 복합 기능이 갖춰진 자족 도시로 조성된다. 경남도는 정주여건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미 도시계획 수립에 들어갔으며,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국가에서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전담조직' 신설을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우주항공청 설립은 우주항공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경남의 기계소재 부품 산업 등 전후방 산업의 연관 효과도 동반한다"며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한 경남의 산업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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