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조성진·손열음이 직접 선곡한 ‘내 인생의 음악’

임석규 기자 2024. 1. 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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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근 갑자기 화제에 오른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있다.

오래전에 활동한 이 낯선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조성진과 임윤찬이 돌연 대중 앞으로 불러냈다.

임윤찬은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임윤찬의 리스트엔 이그나츠 프리드만, 디누 리파티, 마크 함부르크, 유리 에고로프 등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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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근 갑자기 화제에 오른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있다.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1901~1961)다. 오래전에 활동한 이 낯선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조성진과 임윤찬이 돌연 대중 앞으로 불러냈다. 지난 24일 국내에 출시한 클래식 음악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서다. 이 앱은 협업 아티스트들이 선곡한 연주 목록(플레이 리스트)을 제공하는데, 공교롭게도 소프로니츠키가 임윤찬과 조성진의 리스트에 나란히 올라 있다.

임윤찬이 고른 목록엔 ‘피아노의 황금기’란 제목이 붙어 있다. 그는 29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게 피아노 연주구나’, ‘이게 진정한 음악이구나’라는 충격과 희망을 줬던 음악들을 리스트에 넣었다”며 “제가 (이 곡들에서) 받은 느낌을 다른 분들도 느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애플뮤직을 통해 잘 몰랐던 음악들, 숨겨져 있던 명반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는 “그렇게 도움을 받던 제가 애플 뮤직과 협업하게 돼서 영광”이라고도 했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흑건’, ‘겨울바람’ 등 쇼팽의 연습곡 3곡을 연주했다.

임윤찬은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몇몇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로 소프로니츠키를 꼽았다. 임윤찬의 리스트엔 이그나츠 프리드만, 디누 리파티, 마크 함부르크, 유리 에고로프 등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담겨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이 연주한 드보르자크의 ‘유머레스크’도 눈에 띈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서 열린 ‘애플뮤직 클래시컬’ 앱 론칭 행사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진은 선곡 리스트에 ‘피아노 아카이브’란 제목을 달았다. 소프로니츠키가 연주한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 전곡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그가 쇼팽 콩쿠르 우승 직후 ‘좋아하는 연주자’라고 했던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의 연주도 빠지지 않았다. 직접 레슨을 받았던 라두 루푸(2022년 작고)는 물론, 별명이 ‘강철 타건’인 에밀 길렐스, 스비아토 슬라프 리히테르, 마리아 유디나 등의 연주도 소개한다. 조성진은 “기록으로 남겨진 과거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의 솔로 피아노 작품을 모았다”며 “이 리스트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피아니스트인 저에게 영감을 준 연주들”이라고 애플뮤직을 통해 소개했다.

손열음의 선곡 리스트 제목이 ‘메노 모소’인데, ‘앞부분의 빠르기보다 느리게 연주하라’란 뜻이다. 손열음은 “잠시 일상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게 해주는 곡들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알리시아 데 라로차, 마이러 헤스, 아일린 조시스 등 여성 피아니스트 연주로 목록을 채웠다. “고르고 나서 봤더니 대부분이 여성 피아니스트의 연주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손열음은 “그분들이 여자라서 좋아하는 건 결코 아니다”며 “그럼에도 같은 여자 피아니스트로서 그분들의 앞선 행보가 큰 힘이 될 때가 종종 있다”고 리스트 소개 글에 적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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