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K-치킨, 미국·태국 등 해외 영토 넓힌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된 국내를 벗어나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으로 영토를 넓혀 수익성과 글로벌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hc치킨는 최근 방콕에 태국 1호점인 'bhc 센트럴월드점'을 오픈했다. 매장은 연인·가족단위 고객이 많이 방문하는 복합 쇼핑몰 '센트럴월드(Central World)'에 자리를 잡았다. 약 179㎡(54평)로 총 90석 규모다.
bhc치킨은 홍콩 1개점과 말레이시아 6개점, 싱가포르 3개점에 이어 이번 태국 매장까지 동남아시아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LA 파머스마켓점을 포함하면 총 5개국, 12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bhc치킨은 이들 매장에 한식을 결합한 현지 특화 메뉴를 구성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잡채 등을 맛볼 수 있는 런치세트를 판매 중이다. 뿌링 도우 휠렛, 뿌링후라이, 로제라면, 뿌링치즈볼 등이 제공되는 '먹방(Mukbang) 세트'도 판매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대중적인 한식 메뉴인 김치찌개와 삼계탕, 오뎅탕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진출한 태국에서는 연골, 껍질 등 닭 특수부위를 활용한 '뿌링클 치킨 스킨(Skin)', '뿌링클 치킨 조인트(Joint)'와 같은 태국 현지 특화 메뉴를 선보인다.
bhc치킨 관계자는 "태국 진출을 기점으로 동남아 시장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K-치킨 인기와 명성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동남아뿐만 아니라 지난해 진출한 북미 지역에서도 시장을 본격 확대, 명실상부 글로벌 최대 외식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촌치킨도 2022년 말 권원강 회장 복귀 이후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G(Global)', 'S(Sauce)', 'E(Eco)', 'P(Platform)' 4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사업들을 전개 중이다.
교촌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 매장 70여곳을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 문을 연 중국 항저우 직영점은 오픈 한 달여 만에 한화 기준 2억1000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K-치킨의 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대만에 진출에 하반기에만 3개 매장을 연달아 오픈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 국내산 청양고추 매운맛에 다채로운 풍미를 가미한 'K1 핫소스' 3종(간장·레드·허니)을 개발하고, 지난 10일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인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최근 오픈한 항저우중심점을 통해 시장성을 검증한 뒤 향후 중국 내 1선도시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며 "아울러 50조원 규모가 넘는 글로벌 소스 시장을 겨냥해 소스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는 BBQ다.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등 57개국가에 7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점'을 오픈하며 미국 50개주 중 27개주에 깃발을 꽂았다는 소식을 알렸다.
윤홍근 BBQ 회장은 "2030년까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5만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해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남미, 동남아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통해 전 인류 고객들에게 1등 치킨 BBQ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며 글로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 국내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소비침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던 치킨 가격이 2만원 중반대로 뛰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반값치킨', '냉동치킨'으로 소비자의 시선이 옮겨진 까닭이다.
여기에 한국의 음식 문화가 K-팝, K-드라마 등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 한식 음식점들이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주 요인 중 하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해당 국가 소비자의 취향과 문화를 고려해 메뉴나 서비스를 조정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등 현지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며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포화되지 않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위주로 진출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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