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손실률 결정할 홍콩H지수, 반등 이어갈 수 있나
4900선으로 떨어졌던 홍콩H지수가 최근 반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만기 상환되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이 일부 만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향후 발표될 중국 경제지표 등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지난 26일 5360.24에 마감하며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5127.24) 대비 4.54% 상승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 1~19일 상승한 날이 사흘에 불과했고, 22일 장중 4943.24까지 떨어졌으나 23~25일에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홍콩H지수의 등락은 이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국내 ELS 상품의 손실률과 관련돼 있어 해당 상품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문제다. 지수가 올라야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2021년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이번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8조4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난 8~19일 만기가 된 원금이 약 4353억원인데, 2057억원(손실률 52.8%)만 상환됐다. 홍콩H지수가 내림세를 지속한 탓이다.
홍콩H지수가 최근 오른 것은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 증시안정기금 투입 루머 등의 영향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급준비율 인하는 시장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 23일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 정부가 약 2조위안 규모의 기금을 증시에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도 증시에 호재가 됐다.
증권가에선 현재 홍콩H지수 수준이 바닥 부근이라고 보는 시각이 좀더 우위에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역대 최저 레벨이자 반전 포인트까지 하락했다”며 “디플레이션, 부동산 등 중장기 비관론을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의 신뢰 회복, 디플레이션 완화,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 회복 등이 상반기 주가를 상승으로 이끌 요소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날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기업인 헝다(에버그란데)에 청산 명령을 내리는 등 부동산 위기가 계속되는데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 금지 등도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추가로 이탈할 경우 증시 반등은 힘들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가 지준율 인하 등의 호재에 힘입어 다음달 10~17일 춘절 전까지는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성 연구원은 “오는 31일 나오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PMI) 지수, 증시 부양책의 추가 발표 여부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증시가 상승할지는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정책 방향성과 부동산 지표 등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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