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텐센트도, 알리바바도... 부동산 침체 속 땅 사모으는 中 빅테크

중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토지를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주 베이징시 당국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베이징 하이뎬구의 7만601㎡ 토지를 64억2000만위안(약 1조 2000억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텐센트 측은 SCMP에 매입한 토지가 “안정적이고 중앙집권화된 작업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헝다 그룹이 베이징에 세운 아파트 단지 앞으로 한 여성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선전에 본사가 있는 텐센트는 지난해 말 기준 베이징에서 1만2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SCMP는 “텐센트의 토지 매입은 중국 기술 분야가 업무와 일자리 축소를 낳은 지난 몇년간의 규제 격변으로부터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증시 악화로 선두 기술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수십억달러씩 사라졌지만 당국은 IT 분야가 미래 중국 경제의 디지털 성장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베이징 차오양구에 연면적 47만㎡ 규모 새로운 사옥을 완공했다고 북경일보가 보도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게임회사 미호요가 상하이에서 10억위안(약 1860억원)을 주고 토지를 구입했고, 같은 달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은 항저우에서 토지 구매를 위해 15억위안(약 2790억원)을 썼다.

아울러 지난해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은 베이징 이좡 지역의 토지를 30억위안(약 5590억원)에 사들였다. 중국 당국이 IT 분야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2021∼2022년 잇달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현지 빅테크들은 작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함께 당국이 규제 완화를 시사하자 다시 신규 채용에 나섰다.

다만 기술기업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중국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사무실 공실률은 계속 상승세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CBRE에 따르면 중국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공실률이 상승하면서 임대료가 저렴해지고 있다. CBRE는 A등급 사무실의 공실률이 지난해 6월 18.7%에서 12월말 21%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했다.